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 지난 7월 요코하마의 도쿄공업대 연구실에서 자신의 연구성과를 설명하는 자료를 들고 있다. 요코하마/AP 연합뉴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오스미 요시노리(71) 일본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가 “노벨상 상금을 젊은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오스미 교수는 4일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젊은 연구자들을 항상적으로 지원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스미 교수는 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지원 틀을 만들자는 생각은 노벨상 수상 이전인 1년 반 전부터 하고 있었다고 했다. 노벨상 상금 800만크로나(약 10억3800만원)를 자신이 내놓아 젊은 연구자 지원 사업의 “계기로 삼고 싶다”고 했다. 다만, 자신의 노벨상 상금만으로는 “길어야 5년 정도 밖에 지원할 수 없다. 젊은이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항상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적어도 20~30년 동안 (지원을) 계속할 수 있는 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노벨상으로 받은 상금과 함께 기업 등에서 도움을 받아 젊은 연구자들에게 장학금과 연구비를 지원하는 틀을 만들겠다는 이야기다.
오스미 교수는 “일본에서 사회 전체가 대학을 떠받친다는 인식이 퍼지지 않으면, 과학자를 키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기업이 골프나 축구 같은 스포츠에 제공해온 자금의 일부라도 과학 연구 지원비로 돌린다면, “(과학) 연구를 하면 지원된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조금 더 명확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스미 교수는 “이 연구를 하면 도움이 되니 돈을 낸다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각에서 과학을 지원해 간다는 사회의 여유가 중요하다”며 “이게 안 된다면 일본의 연구는 빈곤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연구 지원이 경제적 성과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오스미 교수는 이날 일본 언론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다음 그 다음 (노벨상을 탈 수 있는) 젊은이가 탄생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가지 않으면, 일본의 과학은 공동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스미 교수 구상의 배경에는 일본에서 최근 곧 성과가 나올 만한 연구를 경쟁을 통해서 뽑은 뒤, 자금 지원을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기초과학 연구에 지원되는 연구비가 부족하다고 일본 언론들은 우려했다. 일본 언론들은 2001년 이후 자연과학에서 일본 노벨상 수상자는 16명으로 미국에 이어 2위이지만, 대부분 10~30년 전 연구의 성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