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5시59분께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하자, 아르헨티나를 방문중인 아베 신조 총리는 긴급지시를 내린 뒤, 지진발생 1시간만에 현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시사항을 설명하고,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연합뉴스
22일 새벽 5시59분께 후쿠시마현 앞바다에 규모 7.4 강진(진원 깊이 25㎞)이 발생했다. 5년 전 1만5873명의 희생자를 낸 동일본대지진 발생지다. 이날 동북부 미야기현 센다이항에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최대 규모인 높이 1.4m 지진해일(쓰나미)까지 쳤다.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이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지진 발생 18분만에 긴급지시를 내리고, 그리고 그로부터 40여분이 지난 뒤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방침을 설명했다. 일본 총리관저 누리집 공고를 보면, 총리관저는 지진 발생 3분만인 새벽 6시2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관저연락실을 설치했다. 보고를 받은 아베 총리는 15분 뒤인 새벽 6시17분, △국민에게 쓰나미, 피난 등에 관한 정보제공을 적시에 정확하게 할 것 △신속히 피해상황을 파악할 것 △지자체와 긴밀히 연계해 정부와 일체가 돼 지진 피해자 구조 등 재해긴급대책에 전력을 기울이라는 3가지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총리관저는 총리가 지진발생 직후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를 곧바로 누리집에 공고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아베 총리가 지시사항을 전달했고, 내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만반의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28분 뒤인 아침 6시45분 관저연락실은 관저대책실로 승격해 재난 컨트롤타워로 전환됐다. 관저대책실에는 정부 관계부서 국장급으로 구성된 긴급팀이 구성됐고, 관방장관도 참여했다. 그리고 지진 발생 1시간여만인 7시19분 아베 총리가 아르헨티나에서 직접 기자회견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국민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했고, (내각 2인자인) 관방장관에게도 직접 거듭해서 만반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애썼다. 스가 관방장관도 아베 총리 기자회견 20분 뒤인 7시39분 본인도 기자회견에 나서 “쓰나미경보가 발령된 곳의 지역 사람들은 즉시 안전한 장소로 피난해 달라”고 알렸다. 또, 동일본대지진 당시 방사능 누출 사건이 일어났던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 상황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후쿠시마 제2원전 3호기 사용후연료 풀 냉각장치가 정지됐고, 후쿠시마 제1원전은 이상이 없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2시간 뒤인 오전 9시55분 기자회견을 또 열어 “후쿠시마 제2원전 3호기 사용후 연료풀의 냉각장치 정지는 (냉각장치가) 복구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새로운 정보가 나올 때마다 계속 전달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오후 4시6분에도 기자회견을 했다.
다른 정부 관계부처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3분만인 새벽 6시2분 후쿠시마현에는 쓰나미경보, 그리고 다른 일본 동북부 지역과 태평양연안 지역에는 쓰나미주의보를 내렸다. 일본 공영방송 <엔에이치케이>(NHK)는 지진발생 직후 곧바로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재해방송으로 전환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를 상기하며 신속하게 대피해달라”고 촉구했다. 아베 총리 기자회견도 생중계했다.
일본 정부는 동북부 이와테현, 미야기현, 후쿠시마현 등 3개현 주민 최소 16만세대에 피난지시·권고를 내렸다. 약 40만명에 이르는 숫자다. 실제 피난한 숫자는 약 9천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행히 이날 지진은 5년전과 같은 대참사로 이어지진 않았다. 일본 총리관저는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집계 피해가 중상 3명, 경상 7명이라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