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신사. 도쿄/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하와이 진주만 방문 이후 일본 각료들이 야스쿠니신사를 잇따라 참배했다. 야스쿠니신사는 교수형을 당한 도조 히데키 전 총리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곳으로, 각료들의 잇단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이 전쟁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이 29일 오전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해 참배했다고 전했다. 극우인 이나다 방위상은 2005년 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이후 해마다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해왔지만, 지난 8월 방위상에 취임한 뒤로는 첫 방문이다. 이나다는 방위상 취임 뒤 맞은 올해 일본 패전일(8월15일)에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고, 아프리카 지부티로 자위대 활동 시찰차 출장을 간 바 있다.
이나다는 자민당 정조회장 시절인 지난 7월 소녀상에 대해서 “(소녀상은 옛 일본군이) 20만명의 젊은 여성을 강제연행하고, 성노예로 삼았다는 잘못된 역사인식의 상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나다 방위상은 29일 야스쿠니신사 참배 뒤 기자단에 자신이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에 동행한 사실을 언급하며 “가장 격렬하게 싸웠던 일본과 미국이 지금은 가장 강한 동맹관계가 되었다. 미래지향적으로 확실히 일본과 세계의 평화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고 말했다.
앞서 28일에는 이마무라 마사히로 부흥상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중국과 한국의 비판이 예상된다는 질문에 “나는 나의 입장이 있으니 정정당당하게 참배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미국 하와이 시각으로 27일 진주만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만 말했을 뿐 전쟁에 대한 사죄와 반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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