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일본 우익 전문가, “아베 내각 자체가 넷우익”

등록 2017-03-23 19:22수정 2017-03-23 22:09

“넷우익 교육현장 침투
강요하는 애국은 애국이라 할 수 없어
아베 총리에겐 이상적 유치원
문제 생기자 꼬리 자르기”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21일 독립 언론인인 야스다 고이치가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21일 독립 언론인인 야스다 고이치가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에도 번역된 <거리로 나온 넷우익>의 지은이로 일본 우익에 대한 전문가인 독립 언론인 야스다 고이치(52)는 최근 일본 정관계를 흔들고 있는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에 대해 “일본 넷우익이 교육현장에 침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내각 자체가 넷우익”이라고도 했다. ‘넷우익’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인종차별적이고 국수주의적인 활동을 하는 이들을 말한다.

21일 도쿄 신주쿠에서 만난 야스다는 모리토모학원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토지거래 의혹이 아니라고 말했다. 모리토모학원은 지난해 6월 소학교(초등학교)를 설립한다며 정부에서 국유지를 감정가의 14%에 불과한 헐값에 양도받는 계약을 맺었고, 이 거래에 아베 총리와 관료들의 관여 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모리토모학원 문제는 (부정부패 외에도) 교육 측면이 더 큰 문제다. 유치원생에게 ‘아베 총리 힘내라’고 외치게 하는 식의 이런 추악한 교육은 2차대전 이전에도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리토모학원 이사장인) 가고이케 야스노리의 교육을 보수 또는 민족 교육이라 하는 것도 틀렸다. (모리토모학원은) 넷우익이다. 그건 애국심도 아니다. 강요해서 생긴 애국심은 애국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야스다는 모리토모학원이 운영했던 쓰카모토 유치원에 아이를 보냈던 부모 중에는 재일한국인과 중국계도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학교가 좋아서 아이를 보낸 게 아니었다. 집에서 가깝거나, 집 앞으로 스쿨버스가 다녀서 보낸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한국인이 싫어요. 중국인이 싫어요’라고 당당히 이야기하고 그것을 당사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일부지만 이것이 ‘일본의 공기(분위기)’라고 생각한다”며 “모리토모학원은 교육기관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지역공동체를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야스다는 또 아베 정권에 대해 “민주당 정권에서 오히려 넷우익이 기세를 올렸다. 아베 정권에서는 아베 정권 스스로 넷우익화했다고 생각한다. 아베 내각은 배타적, 공격적, 애국적 등 충분히 넷우익의 요소를 갖고 있다. 아베 정권 이후 재특회(‘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이라는 혐한 조직) 조직이 더 커지지 않았다. 정권 자체가 넷우익이니, (기존 넷우익이었던) 재특회가 필요없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스다는 모리토모학원의 교육방침이 바로 아베 정권의 지향점과 일치한다며 이번 사건을 이렇게 정리했다.

“모리토모학원 이사장인 가고이케는 아베가 하고 싶어한 교육을 먼저 했다. 아베 정권은 ‘애국 교육’, 전국의 유치원·보육원에서 일본 국기(히노마루)를 올리고 기미가요를 부르게 하는 방침을 내고 있다. (모리토모학원이 운영했던) 쓰카모토 유치원은 이를 선취했다. 문제가 생기니 아베가 ‘도마뱀 꼬리 자르듯’ 버리려 하고 있지만, 아베가 하고 싶은 게 이런 교육 아닌가. (아베 정권은) 일본 전체 유치원을 쓰카모토 유치원처럼 만들고 싶어했다고 생각한다.”

도쿄/글·사진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