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일본 도쿄의 참의원 예산 위원회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에 대한 아베 신조 정권의 해명을 일본 국민 대다수가 믿지 않고 있지만, 아베 정권 자체는 흔들리지 않는다. 제1야당 민진당 지지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안 부재론’이 아베 건재의 배경이 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테레비 도쿄>가 24~26일에 실시해 27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모리토모학원 국유지 매각에 대한 정부 설명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74%에 달했다. 이 스캔들은 오사카 도요나카시에 있는 모리토모학원이 소학교(초등학교)를 설립한다는 명목으로 국유지를 감정가의 14%인 헐값에 사들인 사건으로, 학원 운영과 국유지 매입에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 등이 관여했는지가 쟁점이다. 가고이케 야스나리 모리토모학원 이사장은 지난 23일 아키에가 아베 총리가 주는 것이라며 자신에게 기부금 100만엔을 건넸다는 증언까지 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밀실에서 일어나 반증이 어려운 상황을 나열해, (가고이케가) 사실과 반대되는 것을 말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가고이케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일본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교도통신>이 25~26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총리가 부인 아키에와 모리토모학원의 관련성을 부인한 데 대해 응답자의 62.6%가 “납득 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를 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62%로 지난달 말 여론조사 때의 60%보다 오히려 2%포인트 상승했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내각 지지율은 52.4%로 지난 11~12일 조사 때보다 3.3%포인트 하락한 정도였다.
아베 내각이 건재한 이유 중 하나로는 대안 세력 부재가 꼽힌다. 지난해 민주당과 ‘유신의 당’ 합당으로 결성된 제1야당 민진당은 27일 결성 1주년을 맞았지만, 지지율이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 민진당 지지율은 지난 조사 때보다 1%포인트 하락한 8%에 그쳤다. 민진당은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을 밝히는 증거를 제시하는 데 공산당보다도 활약을 못하고, 원전 정책 등 주요 이슈에서 자민당에 맞서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렌호 민진당 대표는 2030년까지 원전 가동 중지를 당론으로 채택한다고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민진당의 최대 지지단체이며 일본 최대 노조인 렌고 산하 원전 노동자들의 반발로 원전 가동 중지 당론 채택을 단념했다. 7월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쪽에 밀려 참패할 경우 렌호 대표 체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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