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연합뉴스
석달만에 귀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조기 대선 등 영향 미친 듯
기시다 외상 “다음 정권에서도 위안부 합의 계승 요구할 것”
기시다 외상 “다음 정권에서도 위안부 합의 계승 요구할 것”
일본 정부가 부산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일시 귀국시킨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대사를 귀임시키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3일 “나가미네 대사를 4일 귀임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기시다 외상은 나가미네 대사의 전격 귀임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북한 미사일 문제, 부산 소녀상 설치 문제를 들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정보 수집 필요성이 커졌고, 북한 미사일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가미네 대사가 일시 귀국한 원인이었던 부산 주한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외교 통로를 통해서 강하게 항의해 일한 위안부 합의를 지키라고 촉구했으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나가미네 대사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직접적으로 합의 준수를 요구하고 다음 정권에서도 합의를 계승할 것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 1월9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데 항의해 나가미네 대사를 일시 귀국시키는 외교적 조처에 나섰다. 한국 외교부가 일본 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은 국제 예양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까지 밝혔지만, 일본 정부는 소녀상 이전과 같은 직접 행동이 없으면 대사를 귀임시킬 수 없다며 대사 귀임 조처를 석달 가까이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주요 대선 주자들이 위안부 합의 재협상 또는 파기를 주장하면서, 일본은 다음 한국 정권으로부터의 위안부 합의 재협상 또는 파기 요청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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