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지역 재건을 담당하는 일본 장관이 후쿠시마원전 사고 피난민들이 복귀를 거부하는 것은 “자기 책임일 뿐”이라고 말해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이마무라 마사히로 일본 부흥상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자주 피난민’ 대책에 대한 질문에, 고향에 안 돌아가는 것은 “자기 책임”이라며 “재판이든 뭐든 하면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자주 피난민’이란 정부가 피난 대상으로 지정한 지역 밖의 주민이 피난을 떠나 있는 경우를 말한다. 피난 지역에서 해제됐는데도 돌아가지 않아 ‘자주 피난민’이 된 경우도 많다. 일본 정부는 피난 지역을 꾸준히 해제해 지금은 일부만 남아 있다. 일본 정부는 피난 지역에서 해제됐는데도 돌아가지 않은 이들에게는 주택 임대료 지원을 지난달 말부터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국가 책임은 없다는 것이냐”고 한 기자가 끈질기게 질문하자 “너, 나가라. 다시는 돌아오지 마라”고 폭언도 했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폭언에 대해서는 6일 중의원에서 사과했지만, ‘자주 피난’은 피난민 자신들의 책임이라는 발언은 철회하지 않았다. 또 “(피해 지역) 부흥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며 장관직을 그만두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그는 우익단체인 일본회의 회원이다.
야당과 피난민들은 부흥상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사민당은 “사임하지 않으면 총리가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에서 군마시로 피난을 와 있는 단지 스기에(60)는 <아사히신문>에 “‘자주 피난민’을 버리고 싶다는 국가의 본심이 나온 것 아니냐”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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