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 도쿄/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 ‘1강 체제’를 흔들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일까?
고이케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지역정당인 ‘도민퍼스트모임’이 오는 7월 도쿄도의회선거에서 과반까지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탈당계를 내고 도민퍼스트모임에 합류하는 이들이 나오는 등 고이케 바람이 거세다.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제1야당인 민진당이다. 민진당 내에서 대표적 보수파로 꼽히는 전 방위성 차관 나가시마 아키히사 의원이 10일 탈당계를 제출했다. 나가시마 의원은 “공산당과의 선거 공조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탈당 이유를 밝혔지만, 민진당은 전신인 민주당 시절이던 1년여 전부터 공산당과 선거 공조를 해왔다. 도의원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 탈당계를 제출한 배경에는 고이케 세력과의 연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민진당은 나가시마 의원을 제명하며 강경하게 대응했지만, 도의원 선거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민진당 도의원 후보 예정자 36명중 7명이 탈당계를 냈고, 이중 4명이 도민퍼스트모임에 합류했다. 민진당에서는 이대로는 후보가 한 명도 남지 않는 지경에 이를 수 있으니 도민퍼스트모임 쪽에 합류해서 자민당에 대항하는 편이 낫지 않냐는 의견까지 나온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자민당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자민당은 11일 밤 도쿄도의원선거를 앞두고 결의대회를 열었다. 자민당은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과 도쿄도의원 선거에서도 공조를 원했으나 거절당했다. 공명당은 도쿄도의원선거에서 도민퍼스트모임과 선거 공조를 하기로 했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결의대회 참가) 안내를 받았으나 사양했다. 자민당 내부 결속 모임 아니냐. 그리고 이런 결의대회에 초대 받은 경험이 없다”고 말했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자민당은 단독이라도 할 것은 한다”며 당원들의 분발을 요구했다. 하지만 자민당 내에서도 지난 2월 2명이 도민퍼스트모임에 합류하기 위해 탈당계를 내는 등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고이케는 지난해 도쿄도지사에 당선된 뒤 일본의 대표적 어시장인 쓰키지시장 이전 터 부실 공사 문제나 2020년 도쿄올림픽 비용 삭감 등에 원칙적으로 대응하며 시민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고이케는 자민당 당적을 유지하면서도 지역정당을 설립해 실질적으로 자민당을 위협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중의원이나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에게 협력하겠다며 정면으로 맞서지는 않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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