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반도 긴장 분위기 조성 갈수록 노골적

한국 체류 일본인 비상시 이동 계획 경로
일본 공격 받았을 경우 대피 방법 안내
자위대 호위함 한반도 주벽 해역 출항도

일본 정부의 한반도 긴장 분위기 부채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21일 일본 정부가 무력충돌 때 한국에 체류 중인 일본인 대피 방법에 대한 구체적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우선 북한을 선제 공격할 경우에는 미군이 한국 체류 미국인들을 대피시킬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춰서 일본인들을 항공편으로 피난시킨다는 내용이 대책에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민간 항공기 운항 횟수를 늘리고, 이것도 모자라면 자위대 파견도 검토한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한국을 먼저 공격하면 일본인들에게 한국 정부가 지정하는 피난소에 72시간 동안 피난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도 있다고 보도했다. 공격이 계속돼 한국 수도권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일본인들을 한국 남부로 이동시킨 뒤 배로 일본 규슈나 주고쿠 지방으로 이동시킨다는 구체적 계획까지 세웠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날 북한이 일본을 미사일로 공격했을 때의 대피 방법도 대대적으로 알렸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에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정부는 전국경보시스템인 ‘제이 얼러트(J-alert)’를 사용하고 있다”며 “제이 얼러트에 긴급정보가 전달될 경우 국민들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행동을 정리해서 내각관방 누리집에 올렸다”고 말했다.

한국에 체류중인 일본인은 여행객까지 합쳐서 약 6만명으로 체류 미국인 20만명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미국은 일본과 달리 한국 체류 미국인 대피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일본 언론은 한국이 일본인 대피를 위한 자위대 투입에 비협조적이라는 보도도 계속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날 한반도 위기 상황이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구출에 좋은 기회라는 의견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산케이신문>은 그가 납치 문제에 대한 초당적 의원모임에서 “북한 정세의 긴장이 높아지는 지금이 역으로 기회다”라는 의견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그 의견에 찬성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군사적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해상자위대는 21일 호위함 2척을 사세보항에서 한반도 주변 해역을 항해 출항시켰다. 일본 방위성은 미군 항공모함 칼빈슨호와 공동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훈련 해역과 일정은 조정중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산케이신문>은 자민당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시설에 대한 사이버공격 능력을 자위대에 부여하는 내용을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 포함되도록 정부에 제안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