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퇴위할 예정인 아키히토 일왕(오른쪽)이 왕위를 물려받게 될 나루히토 왕세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일본 왕궁에서 일왕의 83살 생일을 맞아 축하하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아키히토 일왕(83)이 내년 말 퇴위하고 나루히토 왕세자(57)가 새 일왕으로 즉위하게 됐다.
일본 참의원은 9일 본회의를 열고 일왕이 생전에 왕위를 물려줄 수 있는 내용을 담은 특례법안을 여야 의원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이 법안은 3년 안에 양위가 이뤄져야 한다고 규정했지만, 일본 정부는 아키히토 일왕이 85살이 되고 즉위 30년을 맞는 내년 말 퇴위하고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는 쪽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일본 관리들은 밝혔다.
일왕이 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양위하고 새 왕이 즉위하는 것은 약 200년 만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해 8월 고령과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생전 양위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례법은 아키히토 일왕에 대해서만 생전 퇴위를 적용한다. 아키히토 일왕은 퇴위한 뒤 상왕(조코)으로, 왕비는 상왕비(조코고)로 불리게 된다.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면 현재 연호인 헤이세이(平成) 대신 새 연호를 쓰게 된다. 일본 정부는 2019년 1월1일부터 새 연호를 만들어 사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논란이었던 ‘여성 미야케’(왕족 여성이 분가한 후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하게 하는 것) 창설 허용 문제는 앞으로 정부에서 검토하게 된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