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당한 역사적 참패에도 불구하고 개헌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4일치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올 가을 임시국회에 자민당 개헌안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내 세대에서 자위대가 위헌인가 아닌가 하는 논의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 헌법기념일인 지난 5월3일 평화헌법의 핵심으로 꼽히며 교전권 포기가 담긴 조항인 제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시하는 내용을 추가하는 개헌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당시 아베 총리는 자위대가 위헌이라는 지적을 불식하기 위해 헌법에 그 존재를 명시하자는 논리를 폈으며,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는 개정 헌법을 시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민당은 이에 따라 연내 지만당 개헌안 마련, 내년 정기국회 개헌안 발의를 추진해왔다.
아베 총리는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지난 2일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를 당한 것과 관련해 “확실히 반성하면서 자민당이 바로 서 국민의 신뢰를 얻고 싶다”고 말했지만, 어떤 부분을 반성하고 개선하겠다고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내년 말 임기가 끝나는 중의원을 조기 해산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이 38%였으며, 비지지율이 42%였다고 전했다. 비지지율이 지지율을 앞선 것은 이 신문 조사에서 2015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 발표를 계기로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지지율 반등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3월에도 자신과 가까운 인물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인 모리토모학원이 정부에서 국유지를 헐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 일어 타격을 입었으나 북한 미사일 위협 강조와 대북 강경 몰이에 힘입어 지지율 반등에 성공한 적이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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