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학부 신설 허가) 결정 과정이 아주 불공평하고 불투명했다. 처음부터 가케학원으로 정해져있었다. 배경에는 총리관저의 움직임이 있어다고 생각한다.”
10일 일본 국회에는 아베 신조 내각 지지율을 최저치까지 떨어트린 결정타가 된 가케학원 스캔들에 불을 붙인 마에카와 기헤이 전 문부과학성 차관이 출석했다. 가케학원 스캔들을 조사하기 위해 정기국회 폐회 뒤 임시로 연 ‘폐회중 심사’에 참고인으로 나온 것이다.
마에카와 전 차관은 가케학원 스캔들이 전국적 파문으로 번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 스캔들은 아베 총리의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가케학원이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총리관저가 문부과학성에 압력을 가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5월 가케학원에 수의학부 신설을 허가하는 것이 “총리 관저의 의향”이라고 적힌 문서가 나와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괴문서”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수의학부 신설 당시 문부과학성 차관으로 재직했던 마에카와가 “담당 부서가 나한테 보여준 문서다”, “간부들 사이에서 (문서를) 공유했다”고 폭로했다.
마에카와의 폭로는 구체적이고 신랄하다. 그는 이즈미 히로토 총리 보좌관이 지난해 9월 자신과 면담한 자리에서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 건은 “총리가 자신의 입으로 말할 수 없으니 내가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폭로했다. 10일 국회에서는 “(총리관저 쪽에서) 광역적이라든지 하는 조건을 붙여서 (경쟁 학교인) 교토산업대가 배제됐다. 가케학원만 남는 형태가 됐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 쪽은 폭로의 파괴력을 줄이려고 애쓰고 있다. 야당의 요구에 응해 마지못해 ‘폐회중심사’를 열었지만, 총리는 이날 국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마에카와는 증인이 아니라 참고인으로 불렀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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