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 중심 센다이시장 선거, 야당 지지 고리 후보 당선
가케학원 스캔들·각료들의 실언에 시민들 자민당 반감
고리 가즈코
지지율 하락이 위험한 수준에 이른 아베 신조 정권이 또다시 선거에서 패배했다.
일본 센다이시 시장 선거에서 야당인 민진당과 공산당, 사민당이 공동 추천한 무소속 후보 고리 가즈코(60)가 자민당과 공명당이 추천한 스가와라 히로노리를 꺾고 23일 당선됐다. 방송 아나운서 출신이면서 민진당의 전신인 민주당 소속으로 4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고리는 44.5%를 득표해 30.1%를 얻은 스가와라를 눌렀다. 고리는 2006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 참석해 일본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사죄와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한 적 있다.
도호쿠(동북) 지방 중심 도시인 센다이시 시장 선거는 도쿄도의회 선거에 이은 대형 지방 선거로 주목을 받았다.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전체 127석 중 23석 획득에 그치는 참패를 당한 자민당에는 또다시 뼈아픈 패배가 됐다. 도쿄도의회와 마찬가지로 지역보다는 중앙 정치가 더 크게 부각된 선거였다. 가케학원 스캔들과 각료들의 잇단 실언 및 망언으로 시민들의 자민당에 대한 반감이 컸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자민당 추천 후보를 격려하려고 현지에 가기는 했지만 야유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가두 유세는 하지 못했다. 고리 당선자는 유세에서 학원 스캔들을 이유로 아베 정권을 집중 비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