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이 위험 수준까지 도달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도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산케이신문>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22~23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지금 총리에 적합한 인물’ 1위로 이시바 시게루(60) 자민당 의원을 꼽은 이가 20.4%로 가장 많았다고 25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19.7%로 2위에 그쳤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아들인 신지로(36) 자민당 의원이 9%로 3위였다. 이어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아베 정권에 역사적 패배를 안긴 고이케 유리코(65) 도쿄도지사가 8.9%로 4위다.
이시바 의원은 자민당 내에서 아베 총리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자민당 간사장, 방위상, 지방창생상을 지냈으며, 안보를 전문 분야로 꼽는다.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지키기 위해 해병대를 만들자고 주장한 적이 있다. 2012년 아베 총리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맞붙었으나 패배했다. 그가 이끄는 이시바파는 소속 의원이 19명으로 6위에 그치는 소수파다.
이시바 의원이 총리감 1위로 부상한 데는 그의 인기 상승보다는 아베 총리의 지지도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자신과 가까운 인물이 운영하는 학교법인에 특혜를 줬다는 ‘모리토모학원 스캔들’과 ‘가케학원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했다. <산케이신문>은 아베 내각 지지율이 34.7%로, 2012년 말 아베 내각 출범 뒤 자사 여론조사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의 지난해 12월 ‘총리에 적합한 인물’ 조사에서는 아베 총리가 1위(34.5%)였으며, 이시바 의원(10.9%)은 그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