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요시노리 도쿄대 교수. 도쿄대 누리집 갈무리
일본 도쿄대의 스타 과학자가 자료를 날조해 논문을 작성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도쿄대는 1일 이 대학 분자생물학연구소 와타나베 요시노리(55) 교수 연구실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발표한 논문 중 5편에서 데이터를 날조해 그래프를 작성하거나 사진의 색깔을 조작하는 부정 행위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데이터 날조와 가공은 모두 16곳에서 발견됐다.
와타나베 교수 연구실은 2010년 세포 분열과 관련한 실험을 하지도 않고 가공의 숫자를 기입해 그래프를 작성한 사실이 있다고 도쿄대는 밝혔다. 이 논문은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2015년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는 현미경으로 찍은 사진의 농도를 조작했다. 녹색 빛이 나는 특정 단백질의 양을 비교하는 실험을 했는데, 한쪽 세포의 녹색이 실제보다 짙게 나타나도록 조정했다. 비교 대상이 된 세포에서 보이는 녹색은 실제보다 흐리게 나타나도록 조정했다.
2011년 영국 유명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서도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세포 사진 색깔을 조정한 사실이 있다고 도쿄대는 밝혔다. 색깔 조정은 와타나베 교수가 직접 하거나 조교가 했다. 도쿄대는 “와타나베 교수 연구실에서 부적절한 사진 가공 등이 상시적으로 일어났다”고 밝혔다.
도쿄대는 2005년 와타나베 교수를 포함한 일부 도쿄대 교수들의 논문에서 부자연스러운 점이 있다는 익명의 투고를 받고 조사를 벌여왔다. 도쿄대는 부정 행위가 드러난 연구와 관련해 정부에서 지급받은 돈 14억8000만엔을 반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학은 와타나베 교수 연구실에 <네이처>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을 철회하거나 수정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해 와타나베 교수는 “부적절한 사진 조작과 도표 게재에 대해서 사과한다. 하지만 논문에 쓰인 과학적 결론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필요한 수정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와타나베 교수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잇따라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내는 등 분자생물학 분야의 1인자로 꼽혔다고 전했다. 세포 감수분열 연구 업적으로 학술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아사히신문>이 주는 아사히상을 2015년에 받았다.
도쿄대 분자생물학연구소에서는 3년 전에도 교수 등 연구자 11명이 자료 날조와 가공을 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연구 윤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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