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일본 도쿄의 증권사 시황판 앞을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는 2분기 경제성장률이 4%로 예상치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지만, 니케이225 지수는 북한 미사일 긴장 등으로 엔화 강세가 계속된 것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도쿄/AP 연합
일본 2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4%의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2.4%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일본 정부는 내수 위주 성장이라며 고무된 표정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내각부는 14일 2분기(4~6월)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 연율 기준으로는 4% 성장했다는 속보치를 발표했다. 2015년 1분기(1.2%) 이후 가장 높다. 또 6분기 연속 성장으로 11년 만의 최장기 성장세를 나타냈다.
성장을 이끈 두 축은 공공투자와 민간소비다. 학교 내진 설계 등의 공공투자 증가율이 5.1%에 이른다. 민간소비도 0.9% 증가했다. 2009년 세계 금융위기 대응을 위해 일본 정부가 보조금을 제공했을 때 구입한 가전제품을 교체할 시기가 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수출은 오히려 0.5% 감소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정상은 “내수 주도 성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일본 경제는 2012년 아베 신조 총리가 대규모 금융 완화를 필두로 아베노믹스를 추진한 이후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다. 내각부는 여러 통계를 종합해 작성하는 경기동향지수를 근거로 일본 경제가 2012년 말 이후 현재까지 확장 국면에 있으며, 이는 1980년대 버블 경제 시대를 뛰어넘는 전후 3번째 경기 확장이라고 최근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 가운데는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이들이 많다. 과거 같은 고도성장기에 있지 않은 데다,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의 임금 상승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0.8% 감소했다. 임금 상승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개인 소비의 지속적 증가가 어렵고, 2분기 같은 깜짝 성장도 지속될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최근 <경제백서>에서 기업과 노동자 모두 “(경기 전망 불투명으로 인한) 위험 회피책으로 임금 상승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