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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나라현 ‘신성한 동물’ 꽃사슴 이젠 ‘애물단지’

등록 2017-08-18 16:28수정 2017-08-18 22:17

천연기념물 보호로 4000마리나 돼
농작물 피해 커 120마리 포획 첫 허용

나라공원의 사슴. 출처: 위키피디아
나라공원의 사슴. 출처: 위키피디아
일본의 고도 나라에 가면 공원을 배회하는 사슴을 흔히 볼 수 있다. 나라의 상징으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이 ‘꽃사슴’들은 농작물을 마구 먹어치워 농민들의 골칫덩이가 되기도 했는데, 나라현이 60년 만에 처음으로 사슴 포획을 시작했다.

나라현은 17일 나라공원에서 약 5㎞ 떨어진 히가시사토지구에서 포획틀에 걸린 사슴 1마리를 붙잡았다. 일본 정부가 1957년 나라의 사슴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잡힌 사슴이다. 나라현은 사슴을 해부해 위 내용물 등을 분석했다.

나라의 사슴은 오래전부터 일본에서 신의 심부름꾼으로 여겨져 신성시돼왔다. 768년에 창건됐다는 나라의 신사 ‘가스가다이샤’가 신으로 모시는 ‘다케미카즈치’가 하얀 사슴을 타고 내려왔다는 전설이 있다. 나라의 사슴들에게 먹이로 주라고 판매하는 곡물 과자인 ‘사슴 센베이’는 1670년대부터 팔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나라사슴애호회’의 집계로, 지난달 기준으로 나라공원에만 1200마리 이상의 사슴이 서식하고 있다. 나라현은 2005년 기준으로 시 전체로 보면 사슴이 4000마리가 넘는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사슴들이 공원에서만 얌전히 지내는 게 아니다. 인근 농가의 논밭에 들어가 농작물을 먹고 헤집어놓는 일이 많아, 농민들은 오래전부터 불만을 품어왔다. 논밭에 2m가 넘는 철책도 설치해봤지만 사슴이 뛰어넘는 경우가 많았다. 농민들은 1964년에 ‘나라시사슴피해저지농가조합’을 결성해 포획을 포함한 피해 방지를 요청해왔다. 나라현 조사에서 사슴으로 인한 피해가 과거보다 늘었다는 응답이 2013년까지 5년간 연속 70%를 넘었다.

결국 나라현은 지난달 나라공원에서 5㎞ 떨어진 곳 일대에서 포획을 허가했다. 11월 중순까지 120마리를 잡을 예정이다. 나라현 공원실은 “(포획된 사슴이) 아직 1마리밖에 안 된다. 상한인 120마리까지 앞으로 계속 포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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