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북한 미사일 발사…일부 지역은 피난하라”

홋카이도 등 12곳 피난 지역 지정
일부 지역 열차 운행 정지도
아베 총리 “지금까지 없었던 위협”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9일 도쿄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북한이 29일 새벽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일본 정부는 즉시 일부 지역에 피난 경보를 내렸다.

일본 정부는 이날 새벽 6시께부터 전국순간경보시스템(제이 얼라트)를 통해서 “북한 미사일 발사. 즉시 튼튼한 건물이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내용을 일부 지역 지자체에 전달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새벽 긴급 기자회견에서 “새벽 5시58분께 북한이 1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 미사일은 6시6분께 홋카이도 에리모곶 상공을 통과했다. 6시12분께 에리모곶 동쪽 해상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지정한 피난 대상 지역은 탄도 미사일이 통과한 지역인 홋카이도 뿐 아니라 아오모리현, 미야기현, 아키타현, 야마가타현, 후쿠시마현, 이라바리키현, 도치기현, 니가타현, 나가노현 12개 지역이었다. 일본 동북부 전역이 대상이었다. <엔에이치케이>(NHK) 등 일본 방송들은 오전 6시2분께부터 피난 방송을 일제히 내보냈다.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과 최대 도시인 삿포로를 연결하는 열차는 운행이 일시 정지됐다. 제이아르(JR)는 6시 이후 약 30분간 도호쿠, 조에쓰, 호쿠리쿠 신칸센을 약 30분간 운행 정지했으며, 수도권 일부 노선도 일시 운행을 정지했다.

일본 정부가 민감한 반응을 이유는 북한이 예고없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2월에도 오키나와현 섬 상공을 통과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 적이 있지만 당시 북한은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며 발사 예정 시간대 등을 국제기관에 통과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한 뒤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폭거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심각하고 중대한 위협이다.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현저하게 손상시키는 것으로 북한에 단호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북한 탄도 미사일 최고 고도는 550㎞, 비행 거리는 2700㎞로 낙하한 북한 미사일이 3개로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혔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