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토마호크 미사일. 일본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론 관련해서 자주 도입이 거론되는 미사일이다.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일본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 도입, 핵무기 반입 등 군사력 강화 주장이 거침없이 분출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인 가와이 가쓰유키 자민당 총재 외교특별보좌관은 5일 인도 뉴델리에서 강연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자위대가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이나 순항미사일을 가질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인 의견을 전제로 달았지만 아베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라 발언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그의 발언은 2차대전 패전국으로 전수방위(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어) 원칙에 따라 공격용 무기인 중거리 이상 탄도미사일을 보유할 수 없는 일본의 ‘족쇄’를 풀겠다는 뜻이다. 일본 자위대는 지대함 미사일인 SSM-1 등을 보유하고 있으나 사정거리는 200㎞ 안팎인 단거리 미사일이다. 방위성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방위를 위해 사정거리 400㎞가 넘는 미사일 개발을 추진한다는 보도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정거리 1500㎞가 넘는 준중거리 이상 미사일 보유는 공격용 무기로 전수방위 원칙 위배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중거리 탄도미사일 보유론은 북한 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론과 연결된다. 자민당은 북한 미사일이 발사된 뒤 격추하기는 어려우니 미사일 발사대를 선제타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정부에 계속 요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토마호크 같은 순항미사일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많다. 야마모토 도모히로 방위성 부대신(국방차관)은 5일 의회에서 “적기지 공격을 목표로 한 장비체계는 보유하지 않고 있고 보유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 고조를 빌미로 일본 정부가 방침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이시바 시게루 전 방위상은 일본 국내 핵무기 반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까지 꺼냈다. 이시바 전 방위상은 6일 <티브이 아사히> 프로그램에서 북한 핵실험 대응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미국의 핵우산이 지켜준다고 하지만 일본 국내에 그것(핵무기)을 두지 않는 게 정말 올바른 논의인가”라며 “핵 억지력이라는 면에서 보면 (핵무기 반입 없이) 충분한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2차대전 때 원자폭탄 공격을 받은 경험이 있는 일본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지켜왔다. 이시바 전 방위상은 북한 6차 핵실험을 계기로 비핵 3원칙마저 깨자고 주장한 것이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사용된 폭탄의 위력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0배 이상인 티엔티(TNT) 160㏏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6일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3일 북한 핵실험 직후에는 70㏏, 5일에는 120㏏ 수준이라고 했다가 또 추정치를 올렸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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