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 소식을 전하는 텔레비전 뉴스가 나오는 대형 전광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를 구걸하듯 한다” “거지 같다”고 험담을 했다고 일본 <후지티브이(TV)>가 7일 보도했으나, 청와대는 주일대사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후지티브이>는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이런 험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력의 필요성에 대해서 “누군가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아베 총리에게 말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들은 말을 바탕으로 이후 한-일 정상 간 전화 회담을 하고, 그 뒤 다시 미-일 정상 간 전화 회담에 임했다고도 했다. <후지티브이>는 북한에 군사적 압력을 가하는 것을 주저하는 한국과 이에 대해 초조해하는 미국 사이를 일본이 중재한 내막이 엿보인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후지티브이>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지난 3일 미-일 정상의 전화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100% 신조(아베 총리)와 같이 있다”며 “만약 미국이 공격당하면 일본이 우리를 도와야만 한다”고 말했다고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 이름을 부르며 친근감을 나타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후지티브이>의 보도가 사실인지는 불확실하다. <후지티브이>는 이 보도의 출처나 근거를 따로 밝히지 않은 채 자사 취재 결과라고만 보도했다. <후지티브이>는 극우적 성향의 일본 언론사인 <산케이신문> 계열사다. 일본 보수 언론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불만을 갖고 있으며, 반면 미-일 동맹은 강고하다는 식의 보도를 매일같이 쏟아내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7일 “주일대사관 쪽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일본 정부가 해당 보도를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했다”며 “일본 외무성 쪽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했으며,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정례 기자회견에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겠다고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후지뉴스네트워크의) 이런 보도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엄중한 안보 상황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공조를 훼손하는 것임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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