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코미디언 겸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70)가 연애 소설 <아날로그>를 발표했다. 기타노는 19일 도쿄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순애보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아날로그>는 30대 인테리어 디자이너 남성이 우연히 만난 여성과 연락처도 모른채 서로 매주 같은 장소에서 만난다는 설정의 이야기다. 기타노는 일본에서 ‘비트 다케시’라는 이름으로 코미디언 활동을 시작했으며, 현재도 각종 버라이어티쇼에 출연하며 활동하고 있다.
연애 소설을 발표한데는 최근 코미디언들이 쓴 책들이 주목받고 있는 일본 출판상황과도 관련이 있다고 했다. 코미디언 다무라 히로시가 2007년 낸 자서전 <홈리스 중학생>이 200만부 이상 팔렸다. 코미디언 마타요시 나오키는 2015년 소설 <불꽃>으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았고, 올 발표한 소설 <극장>은 한국과 중국에도 번역됐다. 기타노는 후배 마타요시가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게 자극이 됐다고 밝혔다. 제목을 아날로그라고 한 이유에 대해선 “스마트폰이 싫다. 정보통신 업체들이 세계인에게 수갑을 채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아날로그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소설로 서스펜스물을 쓰고 싶다며 “나오키상을 노리고 있다. 다자이 오사무처럼 심사위원에게 부탁을 할까 한다”는 농담도 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