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에서 1959년 핵미사일 오발 사건이 발생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NHK 방송. NHK 누리집 갈무리
일본 오키나와에서 미군의 실수로 핵폭탄이 터질 뻔했다는 의혹에 대한 파문이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류큐신보> 등 오키나와 언론들은 오키나와현이 26일, 1959년 미군 통치 시절 오키나와에서 핵폭탄이 폭발할 뻔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는 질문서를 보냈다고 27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 10일 일본 <엔에치케이>(NHK)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엔에이치케이 스패셜> ‘오키나와와 핵’편에서 이런 의혹을 제기했다. <엔에이치케이>는 방송에서 1959년 나하비행장에서 훈련 중이던 미군의 조작 실수로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 ‘나이키 허큘러스’가 발사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사일은 바닷속으로 떨어졌고, 안전장치가 작동해 폭발하지는 않았다. 바다에 떨어진 핵미사일은 미군이 비밀리에 수거했다는 것이 방송 내용이었다. 한 전직 미군은 <엔에이치케이>에 “미사일에 실렸던 핵탄두의 위력이 미국이 히로시마에 떨어트렸던 원자폭탄과 같은 20kt”라고 말했다. 미군은 1972년 오키나와를 일본에 반환하기 전에 다량의 핵무기를 오키나와에 배치했으나, 미국과 일본은 유사시에 미군이 핵을 다시 오키나와에 들여온다는 조건으로 핵을 철수한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키나와현은 △일본 본토 복귀 전 오키나와에 핵무기가 배치되어 있었는가 △본토 복귀 뒤 어떤 방법으로 핵을 철거했는가 △복귀 전 오키나와에 핵이 1300발 있었다는 <엔에이치케이> 보도가 사실인가 △핵미사일 오발 사건은 사실인가 △현재 오키나와에 핵무기는 배치되어 있는가 △유사시 오키나와에 핵무기를 반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핵밀약’에 대한 외무성의 견해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오나가 다케시 오키나와현지사는 27일 현의회에서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이 잘못 발사됐지만, 미국의 국제적 지위가 위협당할까 우려해 비밀로 했다는 얘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