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일본 민진당에서 자유주의(리버럴) 인사들이 따로 신당을 결성한다.
민진당 내 대표적 자유주의 쪽 인물인 에다노 유키오 민진당 대표대행은 2일 오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서 신당 ‘입헌민주당’을 결성한다고 발표했다. 에다노 의원은 “희망의 당의 이념과 정책은 우리가 지향해온 방향과 다르다”며 “아베 정권의 폭주를 멈추게 하기 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다노 의원은 민진당 내 보수파인 마에하라 세이지 의원과 대표 선거에서 경쟁했으나, 패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마에하라 민진당 대표는 민진당 이름으로는 오는 22일 열리는 중의원 총선에 후보를 내지 않고, 민진당 후보자들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대표로 있는 신당 ‘희망의 당’에 공천을 신청하기로 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민진당을 해체하는 결정이었다. 더구나, 희망의 당을 이끄는 고이케 지사는 헌법 개정이나 안전보장 법제에 반대하는 민진당 인물은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혀, 민진당 내 자유주의 인사들을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도 막부가 기독교 신자를 색출하기 위해 예수나 성모 마리아를 그린 그림을 밟게 한 ‘후미에’가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희망의 당은 총리 경험자는 곤란하다며 간 나오토와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도 공천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 정권 시절 관방장관을 역임했던 에다노 의원은 희망의 당 공천 대상에서 배제된 의원을 중심으로 신당을 만들 듯 보인다. 에다노 의원은 아베 정권의 평화헌법 개정 시도에 반대하는 대표적 민진당 내 인물이다. 입헌민주당에 합류할 계획인 아카마쓰 히로타카 전 중의원 부의장은 “리버럴에 선택지를 빼앗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간 나오토 전 총리, 가에이다 반리 의원 등이 입헌민주당에 합류할 듯 보인다 .한때 자민당을 꺾고 정권 교체를 이뤄냈던 제1야당인 민진당은 조기 총선을 앞두고 대격변을 겪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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