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중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 포스터 옆을 지나가고 있다. 중의원 조기총선일은 22일로 선거전은 중반을 향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오는 22일 조기총선에서 의석 수를 늘려 300석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판세대로면 아베 신조 정부의 인기는 높지 않은데도 선거에서는 압승하는 기묘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16일 유권자 7만3087명 대상 전화 여론조사와 분석을 바탕으로 자민당이 선거 전 284석(전체 465석)보다 많은 281~303석을 획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아오모리·아키타·군마·야마구치·에히메·나가사키·가고시마에서 앞서는 등 홋카이도와 오키나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소선거구에서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비례대표 176석 중에서도 3년 전 중의원 선거에서 획득한 68석을 뛰어넘는 70석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4일 발표된 <아사히신문> 예측에서도 267~303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단독으로 300석 이상 획득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약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와 결과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선거 압승 전망에 견주면 아베 정부 인기는 신통치 않다.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아베가 계속 총리를 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계속하지 않는 게 좋다’고 대답한 이들이 47%였다. ‘계속하는 게 좋다’고 답한 이는 37%에 그쳤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정부 5년에 대한 평가를 물었는데, ‘평가한다’는 응답자는 44%였다. ‘평가하지 않는다’(41%)보다는 높았지만 차이가 크지는 않았다.
자민당의 압승 전망은 야권 분열에 근거를 둔다. 제1야당인 민진당은 사실상 해체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대표인 신당 ‘희망의 당’ 합류를 결정했으나, 이후 고이케 지사의 극우적 태도에 반발한 이들이 입헌민주당을 따로 꾸려 나왔다. 그 결과로 소선거구 289곳 중 80%에서 여당 후보 1명과 야당 후보 여러 명이 싸우는 구도가 형성됐다. 도쿄 16구의 자민당 후보 오니시 히데오는 간접흡연 방지 대책 회의 자리에서 “암 환자는 일을 안 하면 될 것 아니냐”고 말해 물의를 빚은 인물이지만, 야권 분열 덕에 우세를 점하고 있다. 진보(리버럴)의 대안으로 부상한 입헌민주당이 의석 수를 선거 전보다 배 이상 늘린 30석 이상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지만, 자민당 1강 구도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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