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일본 도쿄 아카사카역에 설치된 코인로커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일 즈음인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 코인로커가 폐쇄된다는 노란색 안내문이 여기저기 붙어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일로 인한 경비강화 때문에 코인로커를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는 완전히 닫습니다.”
26일 일본 총리관저와 가까운 도쿄 아카사카역에 설치된 코인로커에는 이런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다음달 5~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일을 앞두고 일본이 지하철역 코인로커를 폐쇄하고 1만명 이상 경찰 투입을 준비하는 등 대규모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일본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 방일 대비 경호 강화를 위해 철도와 지하철 회사가 운영하는 역 내 코인로커 일시 사용금지를 요청했고, 철도 회사인 제이아르(JR)히가시니혼은 도쿄 내 주요 역에 대해서 26일부터 코인로커를 비우기 시작했다. 조금씩 닫기 시작해서,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는 역 내 코인로커를 완전 폐쇄한다. 도쿄메트로 등 지하철 회사도 대체로 30일부터 코인로커를 비우기 시작할 예정이다. 완전 사용금지 기간은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다. 코인로커 내 폭발물 설치 같은 테러 시도를 막기 위한 것으로 일본 정부는 지난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일 때도, 도쿄 내 주요 공항과 역 코인로커와 쓰레기통 사용을 일시 금지한 적이 있다.
일본 경찰은 26일 밤에는 도쿄에서 일제검문도 했다. 도심 한복판인 지요다구 마루노우치에 설치한 검문소에서는 경찰들이 도심으로 향하는 자동차를 세우고 가는 곳과 방문 목적을 물었다. 자동차 트렁크를 열어서 수상한 물건이 있는지도 검사하기도 했다.
일본 경찰은 버스 터미널과 역 순찰을 늘리고 정수장이나 발전소 주변에도 경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방일 기간에는 검문 검색도 더 강화될 듯 보인다.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 방일 기간 중에는 미국 대통령 방일 경비인력 중 역대 최대인원인 경찰을 1만명 이상 동원할 예정이라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전했다.
접대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골프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서 방일 첫날인 5일 아베 신조 총리와 골프 라운딩을 준비했고, 세계 랭킹 4위 골퍼 마쓰야마 히데키가 양 정상과 같이 골프를 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찾을 때마다 경호와 의전에 크게 신경을 써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접대는 더욱 요란하다. 아베 정부는 북한 위협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더욱 밀착하고 있고,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방일은 역대 어느때보다 더욱 중요한 행사가 되었다.
글·사진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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