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미국 정치 전문가인 나카야마 도시히로 게이오대 교수(가운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일을 앞두고 30일 도쿄 포린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기자 대상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일 동맹은 일본에) 유일한 옵션이지만 베스트 옵션이기도 하다.”
일본의 미국 정치 전문가인 나카야마 도시히로 게이오대 교수(국제정치학)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일을 앞두고 30일 도쿄 포린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기자 대상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카야마 교수는 <엔에이치케이>(NHK) 등 일본 주요 언론에서 미-일 관계 전문가로 자주 출연하는 전문가로, 그의 발언에서는 미-일 관계를 바라보는 일본 주류의 정서가 엿보인다.
나카야마 교수가 미-일 동맹을 “베스트 옵션”이라고 말하는 배경에는 동아시아 정세를 바라보는 일본의 시각이 작용한다. 그는 일본 눈 앞에 있는 위기는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부상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는 중국이 대국으로 부상하는 데 적응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있지만, 일본은 중국 중심은 지역 질서에 좋지 않다고 확실히 말하는 나라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 중심 지역 질서를 거부하고 일본 단독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은 일본의 재무장을 뜻하는 ‘자주 방위’ 또는 그 정반대 방향에 있는 ‘비무장 중립’이 있지만, 모두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지 못한다고 했다. 결국 남는 것은 미-일 동맹이라며 “일본에 ‘플랜비(B)’는 없다. 모든 일본인이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정서가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 공유되어 있다”고 말했다.
나카야마 교수는 아베 신조 정부의 대미 외교에 대해서 “매우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 출범 초기 불안하다고 느꼈지만, 아베 총리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지도자 개인간의 친분은 정상외교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트럼프 정부에서는 개인적 관계가 크게 작용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 등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면이 있다”며 “하지만 일본에서는 우리 문제가 아니고 어쩔수 없다는 정서가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 뉴욕까지 찾아가는 등의 행보에 대해서 일본에서도 좀 지나치치 않느냐는 시각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거부감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트럼프 정부에 대한 불안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구조적인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불안을 느끼고 있지만 일단 지금은 괜찮다”는 정서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가 전체적으로 보면 이전 행정부와 연속되는 정책을 취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연속성을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단지 (새로운 정책)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만약 후자라면 앞으로 변화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압력 강화에 미-일이 일치했다고 본다”며 “트럼프 정부라도 전면적 대북 군사공격은 쉽지 않다. 다만. ‘핀포인트’ 공격은 가능하다. 일본은 이 경우 미국에 정보 공유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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