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31일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압록강대교(중조우의교) 위로 화물을 가득 실은 차량들이 북한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중국이 북한과의 주요 무역 통로인 압록강의 ‘중조우의교’(조중우의교)를 조만간 임시 폐쇄할 예정이다. 중국 당국은 “유지 보수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최근 중국 특사가 방북했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지 못하고 빈손 귀국한 직후여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다리 폐쇄를 통보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근 북한이 철교 표면을 수리할 필요가 있어서 중조우의교를 조만간 임시 폐쇄할 예정”이라며 “보수 작업을 마친 뒤 정상 개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중순 폐쇄에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가진 자료에는 ‘조만간’이라고만 나와 있다”며 구체적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교도통신>은 중국 당국이 22일 보수 공사를 위해 중조우의교를 24일부터 열흘간 폐쇄한다고 통지했다가, 23일 오후에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계획을 철회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현지 소식통은 24일 오후 <한겨레>와 통화에서 “23일까지 폐쇄 공고까지 붙어 있었는데 오늘은 차량이 다니고 있다. 다음달 중순에 폐쇄된다는 소식도 있는 데 그때 가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보수 공사 때문에 중조우의교의 철교 부분을 열흘 동안 폐쇄한다”는 현지 세관 관계자의발언을 전하면서, 중국이 북한에 추가 무역 제한 조처에 대한 추가 경고를 보낸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북중 관계 소식통은 이 신문에 “(중국이 앞으로 더한) 무역 제한도 불사하겠다며 북한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중조우의교는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 사이를 잇는 길이 940m가량의 다리로, 자동차 도로와 열차 노선이 깔려 있다. 이 다리는 북중 무역 물자의 70%가 통과하는 주요 통로다.
중국이 북중 무역의 생명선인 중조우의교 폐쇄 움직임을 보인데 대해서는, 지난 17~20일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로 북한에 보냈지만, 쑹 특사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하는 등 냉대를 받은 데 대한 대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중조우의교는 1943년 건설된 뒤 여러번 보수 공사를 해온 낡은 다리여서, 이번 움직임이 중국의 대북 압박 강화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도쿄 베이징/조기원 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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