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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고베제강 이어 미쓰비시도 품질 조작 파문

등록 2017-11-24 15:06수정 2017-11-24 20:55

미쓰비시머티리얼 자회사 3곳 품질자료 조작
항공기, 무기, 자동차 부품 등 광범위하게 사용
고베제강·닛산차 파문 이어 일본 제조업 신뢰 타격
일본 도쿄 미쓰비시머티리얼 본사 사옥. 미쓰비시머티리얼 누리집 갈무리
일본 도쿄 미쓰비시머티리얼 본사 사옥. 미쓰비시머티리얼 누리집 갈무리
고베제강 품질 조작 파문에 이어 미쓰비시머티리얼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품질자료 조작이 벌어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제조업과 소재산업 전체의 신뢰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은 24일 자체 조사 결과 자회사인 미쓰비시전선과 미쓰비시신동이 제품의 품질 자료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품질 자료가 조작된 제품은 항공기, 무기, 자동차 부품으로 쓰였고, 이런 제품을 납품 받은 곳은 자위대를 포함해 모두 258곳 이상으로 드러났다.

미쓰비시전선은 기름이나 물이 새지 않게 막는 용도로 쓰는 고무 제품의 치수 자료를 조작해서, 항공기와 자동차 회사 등에 납품했다. 납품처는 229곳에 이른다. 미쓰비시전선이 품질 자료를 조작해 납품한 고무 제품은 일본 자위대의 비행기와 함선에도 쓰였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당장 항공기 운용을 정지할 필요까지는 없다”며 “이런 부적절한 행위는 극히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미쓰비시신동은 자동차와 전자제품에 쓰인 동 제품의 강도를 조작해 납품해왔으며, 미쓰비시신동이 품질을 조작한 제품을 납품받은 곳은 29개사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미쓰비시머티리얼은 밝혔다.

또한, 미쓰비시알루미늄에서도 품질 자료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나, 미쓰비시머티리얼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구체적인 부정행위는 밝히지 않았다. 다케우치 아키라 미쓰비시머티리얼 사장은 24일 기자회견을 열어서 “폐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은 품질 자료 조작 사실을 알고도 반년 가까이 밝히지 않아왔다. 미쓰비시전선은 지난해 2월 자체조사에서 부정행위를 파악했으나 미쓰비시머티리얼에 부정행위를 보고한 것은 지난달이었다. 지난달에는 고베제강이 수십년간 품질 자료를 조작해온 사실이 드러나 큰 파문이 인 시기였으며, 미쓰비시머티리얼은 고베제강 파문으로 문제를 감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의 품질 자료 조작 방법은 고베제강과 비슷하다. 고객 회사가 처음에는 납품 물건의 품질이 계약 조건에 맞는지 검사하지만, 나중에는 서류상으로만 검토하는 점을 악용해 서류상으로 품질이 기준에 맞는 것처럼 조작했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이 자회사들의 부정행위를 조사한 기간은 지난 2014년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로, 고베제강처럼 새로운 부정이 추가로 드러날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고베제강이 산업의 기초 재료인 철과 동 제품 품질 자료를 조작하고, 닛산과 스바루 자동차는 무자격자가 품질검사를 해온 사실이 잇따라 드러났다. 일본산 제품은 신뢰할만하다는 ‘메이드 인 재팬’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은 미쓰비시광업과 미쓰비시금속이 합병해 탄생한 회사로, 이 회사의 전신에 해당하는 미쓰비시광업은 조선인과 중국인을 끌고 가 광산 등에서 강제노동을 시켰던 회사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은 지난해 2차대전 당시 강제노역에 동원된 일부 중국인들에게 ‘사죄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서는 사과와 배상을 거부했다. 1965년 한-일 기본조약(한일협정) 체결 때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 문제가 매듭지어졌다는 일본 정부 입장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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