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9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북한 미사일 관련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29일 오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역대 최고 고도로 발사됐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29일 오전 3시18분께 동해상으로 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고도가 4000㎞를 훨씬 넘어,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본다고 발표했다. 방위성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53분간 약 1000㎞를 날아서 4시11분께 일본 북부 아오모리현 서쪽 250㎞ 지점의 일본이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방위성은 북한이 통상보다 발사 각도를 높게 설정 발사해 비행거리를 줄인 것으로 봤다. 방위성은 북한이 이번 미사일을 통상적인 각도로 발사했다면 최대 사거리가 5500㎞를 넘었을 것이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봤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역대 최대 높이로 쏘아올렸다. 상당한 능력을 지닌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다단식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처음에는 다탄두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이후 다단식 가능성으로 발언을 수정했다.
일본 정부가 설명한 북한 미사일 비행 경로와 낙하 지점. <엔에이치케이> 화면 갈무리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아침 5시55분께 “북한이 다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 비행 상황을 본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 급일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에 엄중히 항의한다. 이러한 폭거는 용인할 수 없다. 안보리 긴급회의를 요청한다. 우리는 압력을 최대한까지 높이겠다. 강고한 일-미 동맹 아래에서 고도 경계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오전 6시30분부터 약 20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가 북한에 대해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압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9월 북한 미사일이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했을 때는 전국경보시스템(제이 얼라트)를 발동했으나, 이번에는 일본 열도에 미사일이 낙하할 우려는 없다고 보고 전국경보시스템을 발령하지는 않았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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