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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11월에만 27건…북한 어선, 일본 해안 잇단 표류 왜?

등록 2017-11-30 16:53수정 2017-11-30 21:38

낡은 배로 황금어장 대화퇴서 조업하다 조난 잦아
주검 8구 한꺼번에 나오고 백골로 발견되기도
북한 당국 어획량 증가 압력에 무리한 조업 분석
일본 사회 일각 “공작선… 바이러스” 과민 반응
30일 일본 홋카이도 남부 마쓰마에정 해안가에서 북한 배로 보이는 목선이 표류하고 있다. 마쓰마에/EPA 연합뉴스
30일 일본 홋카이도 남부 마쓰마에정 해안가에서 북한 배로 보이는 목선이 표류하고 있다. 마쓰마에/EPA 연합뉴스
29일 일본 홋카이도 남부 마쓰마에정에서 낡은 목조선 1척이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었다.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배에 접근하자, 선원들이 “북한에서 왔다. 날씨가 나빠서 무인도에 일시 피난했다. 연료는 있지만 식량이 바닥났으니 식량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30일에도 일본 서부 이시카와현 앞바다에서 모두 21명이 탄 북한 어선 2척이 표류하다 구조됐다.

동해에 접한 일본 곳곳에서 북한 선박으로 확인됐거나 북한 선박으로 추정되는 낡은 나무배가 표류하다 발견되거나 해변가에 떠밀려온 경우가 11월에만 적어도 27건이나 된다. 11월7일에는 니가타현 사도시에서 한글이 적힌 목조선이 발견됐고, 25일에는 같은 해안가에서 남성 주검 1구가 발견됐다. 24일 아키타현 해수욕장에서 발견된 목선 갑판에서는 20~50대로 추정되는 남성 주검 8구가 나왔다. 일부는 백골화가 진행됐으며 사망한 지 몇개월은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배에서는 북한 돈과 어구가 발견됐다. 이 밖에도 아오모리현, 야마가타현, 이시카와현에서 북한 선박으로 보이는 목선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 누르면 확대됩니다
북한 배들이 일본에서 잇따라 발견되는 이유는 낡은 배로 무리하게 조업하다 표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3일 아키타현 유리혼조시에서는 북한 선원 8명이 상륙했다. 해상보안청 조사에서 이들은 “오징어를 잡기 위해 한달 반 전에 출항했다. 배가 고장나 표류했다”고 말했다. 배에는 한글로 ‘청진’이라고 써 있었기 때문에, 일본 당국은 이 배가 청진항에서 출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당국은 북한 배들이 공해상의 대화퇴 어장에 진출해 낡은 배로 고기를 잡다가 조난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화퇴는 동해에서도 손꼽히는 황금어장으로, 특히 오징어가 많기로 유명하다. 한 해상보안청 간부는 대화퇴 부근은 겨울에 파도가 높게 일어 위험하다는 점을 들며 “10월말에 바다 환경이 거칠어지면서 조난당한 어선들이 한달이 걸려 일본까지 흘러들어온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올해 일본에서 북한 배가 발견된 건수는 10월까지는 매달 2~5건 정도였으나, 11월부터 갑자기 늘었다. 연도별로는 2013년 80건, 2014년 65건, 2015년 45건, 지난해 66건, 올해도 11월까지 50여건이다.

일본 언론들은 북한 어선들이 무리하게 조업하는 배경에는 북한이 최근 어업을 주요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어획량 증대 압력을 넣는 상황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특히 북한이 연안 어업권을 중국에 넘기고 대신 일본 근처 먼바다에서 조업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7월, 북한이 1500여척이 조업할 수 있는 해역의 연안 어업권을 중국에 넘기고 연간 3000만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일본 내에선 잇따라 발견되는 북한 배를 향한 시선이 싸늘하다. “공작선이 아니냐”, “전염병 감염 우려가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자민당의 아오야마 시게하루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북한 배 상륙자에게 천연두 바이러스가 있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 공포는 미사일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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