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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최대 교육학회 “아베 정부 교육칙어 견해 잘못”

등록 2017-12-13 18:31수정 2017-12-13 22:04

일본교육학회 보고서 공개 뒤 “정부 견해 철회하라”
“효도, 우애 같은 항목 들어 가치 강조는 본질 왜곡”
모리토모학원이 운영하는 쓰카모토 유치원의 운동회에서 유치원생들이 “중국과 한국은 마음을 고쳐먹어라“고 말하고 있는 모습. 쓰카모토 유치원은 교육칙어를 원생들에게 낭독하게 했으며, 이 사건은 교육칙어 논란의 계기가 되었다.
모리토모학원이 운영하는 쓰카모토 유치원의 운동회에서 유치원생들이 “중국과 한국은 마음을 고쳐먹어라“고 말하고 있는 모습. 쓰카모토 유치원은 교육칙어를 원생들에게 낭독하게 했으며, 이 사건은 교육칙어 논란의 계기가 되었다.
일본 최대 교육학 학회인 일본교육학회가 군국주의 교육의 상징 ‘교육칙어’를 학교 교육 현장에서 사용해도 좋다는 아베 신조 정부의 결정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일본교육학회는 12일 아베 정부의 결정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문부과학성에 제출했다. 학회는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서 정부 각의결정(한국의 국무회의 의결)으로 발표한 견해를 철회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교육칙어는 1890년 메이지 일왕이 국민들에게 내리는 가르침 형식으로 배포된 칙어로 국가를 위해서 개인의 목숨까지 내놓으라는 취지의 내용까지 담고있으며, 2차대전 패전 뒤인 1948년 국회 양원 합동 결의로 효력을 잃었다. 하지만 올해 봄 오사카 모리토모학원이 운영하는 쓰카모토유치원이 유치원생에게 교육칙어를 낭독하게 한 사건이 벌어진 뒤, 야당 의원들이 아베 정부에 교육칙어에 대한 정부 견해를 추궁했다. 이에 아베 정부는 각의 결정 방식으로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반하지 않는 형태로 (교재 등으로) 사용하는 것까지 부정하지는 않는다”며 두루뭉술하게 비켜가면서 사실상 교육칙어 사용을 허가했다.

보고서 작성을 이끈 나카지마 데쓰히코 나고야대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교육칙어 사용 허가는) 전후 부정되었던 가치관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된다. 크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일본교육학회는 보고서에서 교육칙어에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는 우애하라는 등의 내용이 있지만 그 뒤에는 국가에 위급한 일이 생길 경우 목숨을 바치라는 식의 내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효도나 우애 같은 부분을 강조해서 교육칙어가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군국주의적 내용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회원 수가 약 2900명에 이르는 일본교육학회는 보고서를 누리집에 공개하면서 “교육 현장에서 교육칙어를 암송, 게시, 학내 방송하지 말 것”도 제안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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