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19일 도쿄 이쿠라공관에서 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아베 신조 총리의 평창겨울올림픽 참석이 어렵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1일 전했다. 일본이 아베 총리의 평창올림픽 참석 여부를 위안부 합의 문제와 연계할 움직임이 엿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9일 강 장관이 “아베 총리를 평창올림픽에서 환영했으면 좋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자, 고노 외상이 “이대로는 (참가가) 어렵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한-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고노 외상이 한국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불신감을 가진 일본 정부가 외교적 밀고 당기기를 하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고노 외상이 언급했다는 ‘합의에 반하는 한국 정부의 움직임’은 27일 발표 예정인 ‘한-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보고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는 ‘2015년 한-일 정부의 합의에 피해자 중심의 접근이 결여돼있다’는 내용이 들어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고노 외상은 회담 뒤 “(강 장관에게) 합의의 착실한 실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사히>는 “고노 외상의 발언은 한국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부정하려는 방향으로 전환한다면 일본의 한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돼 아베 총리의 방한이 어렵다는 인식을 전달한 것”이라는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 성공을 위해 한국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평창올림픽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 시 일본 측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아베 총리의 방한에 대해 검토해나가고자 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초청에 대해 아베 총리와 고노 외상이 쓴 ‘검토’라는 일본 쪽 표현은 긍정적 뉘앙스를 담고 있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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