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 19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예방하고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 외교부의 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 보고서에 반발하는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 총리의 평창겨울올림픽 참석에 대해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이행이 암초에 걸린 상황에서 총리의 방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고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날 밤 정부 소식통이 “총리의 방한은 어렵게 됐다. 지금 한국에 가도 좋을 일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은 “한-일 위안부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앞서 지난 19일 일본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아베 총리를 만나 평창올림픽 참석을 바란다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당시 아베 총리는 “국회 일정을 감안해 검토하겠다”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28일 오후 외무성의 아키바 다케오 심의관과 가네스기 겐지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불러 면담했는데, 이때 위안부 합의 검토 보고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이 자리에서 위안부 합의 재검토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으며, 한국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도쿄신문>도 아베 총리 방한에 대해 신중론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위안부 합의를 양국 관계 회복의 기초로 삼으려는 아베 정권 안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익명의 정부 소식통이 “총리의 방한은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동을 방문 중인 고노 다로 외상은 28일 기자들에게 “한국 정부가 이미 실시되고 있는 합의를 변경하려 한다면 일-한 관계는 관리 불능이 된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경고성 발언을 되풀이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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