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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최후의 성채였는데…일본 만화책 판매 두 자릿수 감소

등록 2018-01-26 19:12수정 2018-01-26 20:42

2017년 판매액 전년도에 견줘 13% 감소
인터넷 발달에 해적판 사이트 횡행이 원인
지난해 무단으로 만화를 실었다는 이유로 폐쇄된 인터넷 사이트 ‘프리북스’의 폐쇄 전 화면.
지난해 무단으로 만화를 실었다는 이유로 폐쇄된 인터넷 사이트 ‘프리북스’의 폐쇄 전 화면.
일본 출판 관련 조사기관인 출판과학연구회는 25일 지난해 일본 출판시장 규모가 전년도에 비해 7% 감소한 1조3701억엔(약 13조395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출판시장이 비교적 큰 일본에서도 도서 판매 감소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일본 출판계 사람들이 놀란 내용은 따로 있었다. 지금까지 일본 출판계 ‘최후의 성채’로 여겨진 만화 단행본이 처음으로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것이다.

출판과학연구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만화 단행본 판매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년도에 견줘 13% 감소한 1700억엔을 기록했다. 일본 출판시장 전체는 1996년 정점 때에 비하면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만화 단행본만큼은 비교적 판매 감소가 적어서 출판계 최후의 성채라고 불렸다. 만화 단행본은 보통 잡지에 연재된 만화 중 인기 연재물을 엮어서 만들기 때문에, 출판사는 제작비를 많이 들이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출판사 슈에이샤는 판매가 내리막길을 걷던 만화 잡지 <소년점프>를 2005년 한때 판매 증가로 돌려놓은 적도 있다. 그러나 3년 전부터 만화 단행본 판매도 내리막길이 뚜렷해졌다. 만화 단행본 판매액은 2016년 처음으로 2000억엔 이하로 떨어졌다.

만화 단행본 판매가 감소한 이유는 출판사들이 만화책 전자화를 추진하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해적판 사이트 때문이다. 해적판 사이트는 인기 만화를 모아서 불법으로 인터넷에서 공짜로 보여주는 사이트다. 해적판 사이트 운영자들은 사이트에 실린 광고를 통해 돈을 번다. 인기 작품은 새 연재분이 실린 잡지가 판매되기도 전에 해적판 사이트에 내용이 흘러나가는 경우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 출판사가 지난해 가을 만화책 판매가 갑자기 줄어들어서 원인을 조사해 보니 상당수 독자들이 해적판 사이트에서 만화를 읽고 있었다고 전했다.

해적판 사이트를 찾아낼 기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라인’ 등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사진 등을 불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문제는 해적판 사이트를 운영하는 이들이 서버를 외국에 두는 경우가 많아 단속이 어렵다는 데 있다. 지난해 5월 폐쇄된 사이트 ‘프리북스’는 서버를 찾아내는 데 3개월이 걸렸다. 운영자 연락처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일본 출판시장 전체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년보다 판매가 감소하는 해가 13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부 출판사들이 도서관에 신간 대여를 1년 동안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가, 책 판매 감소를 도서관 탓으로 돌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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