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왼쪽) 미국 부통령이 7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 뒤 악수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 하루 전인 7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한 뒤 “미국은 곧 북한에 가장 강력하고 공격적인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창겨울올림픽에서 한반도기를 사용하는 등 남북이 단합하는 장면을 연출하는 것에도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펜스 부통령은 아베 총리와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로 가는 굳건한 조처를 취하기 전까지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력을 가하는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해온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발언도 했다.
평창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선전이 올림픽 이미지와 메시지를 가로채는 일을 용납하지 않겠다. 북한이 올림픽 깃발 뒤에 숨어서 국민을 노예화하고 넓은 지역을 위협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북한이 같은 깃발(한반도기) 아래에서 (과거에도) 행진했던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한반도기 사용이나 남북 단일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언급을 했다. 그는 “(한반도기를 들고 남북이 동시 입장한 것이) 2000년, 2004년, 2006년 올림픽에도 있었으며, 그 이후에도 북한은 위협과 도발을 계속해왔다.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한 것이 2006년 겨울올림픽이 끝나고 8개월 뒤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귀국 직후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와 동행한다며 “웜비어의 기억을 (미국의) 결의와 같이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인권 문제도 성토했다. 그는 “북한 국민들이 형무소와 같은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약 10만명이 강제수용소에 생활하며 고문 등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도 발표 내용 대부분을 대북 압박에 사용했다. 아베 총리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남북대화가 이뤄지는 것은 평가한다. 그러나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것은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북한의 ‘미소 외교’에 눈길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데 (펜스 부통령과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또 “평창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한 정상회담을 해서, 일본과 미국이 확인한 방침을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확인시켜 대북 정책에 대한 일-미-한의 강력한 협력 관계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일본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비하려고 배치한 패트리엇3 요격미사일 운용 부대를 시찰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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