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본은 ‘대화 기조 속에서 일본이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우선 미국과의 접촉을 서두르고 있다.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15일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과 협의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다. 18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워싱턴을 방문하는 고노 외상은 17일엔 존 설리번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외무성은 당초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고노 외상의 회담을 추진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갑자기 틸러슨 장관 해임을 발표해, 고노 외상은 설리반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고노 외상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도 회담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 안에서는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때처럼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은 14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총리 관저 관계자는 “북일 정상회담을 시야에 넣는 것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의 직접대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북일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라는 관점에서 앞으로의 대응을 검토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일본은 미국이 북한과 교섭 과정에서 자국에 위협이 되는 북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문제에만 집중하고 일본에 위협이 되는 단거리미사일 문제는 방치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