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삿포로맥주는 올해 신입사원 채용부터 서류전형에 인공지능(AI)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이 과거 서류전형 합격자들의 제출 서류 내용을 학습한 뒤에 이를 바탕으로 서류전형 합격 여부를 가른다. 과거에는 인사 담당자가 해마다 6000명가량의 지원자 제출 서류 내용을 모두 읽어본 뒤 합격 여부를 가렸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사원 채용에 도입하는 경우가 확산되고 있다고 26일 전했다. 인공지능을 채용에 사용할 경우 장점은 인사 담당자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서류전형에 걸리는 시간도 40% 정도 줄어든다.
보험 회사인 손해보험재팬닛폰코아도 일부 채용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고, 소프트뱅크도 지난해부터 인공지능을 채용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취업 정보 업체 리쿠르트가 지난 1월에 직원 5000명 이상 일본 기업 94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3%가 채용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구직자들은 기계가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것 아니냐며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기 많다. 취업 정보 업체 디스코가 이달 초 대학생 등 125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인공지능이 서류전형 합격자를 판단하는 것은 “절대 좋지 않다”거나 “좋지 않다”는 응답이 50.1%였다.
기업들도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신중하다. 삿포로맥주에서는 인공지능이 서류전형에서 떨어뜨린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인사 담당자가 다시 한번 서류를 점검한다. 인사 담당자가 우수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추가로 합격시킨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의 야마노 다카마사 연구원은 “지금은 인공지능 활용의 초기 단계”라며 “인공지능 활용이 채용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도입 기업이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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