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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배려는 일본 고유 문화? 일본 과도한 애국심 교육 논란

등록 2018-03-28 16:57수정 2018-03-28 21:16

중학교 도덕 교과서 첫 검정 발표
“질서 준수 일본의 훌륭한 국민성”
단정적·자화자찬 서술 많아 논란
애국심 정도 점수 매기는 교과서도
일본 문부과학성이 입주해 있는 도쿄 지요다구 정부합동청사.
일본 문부과학성이 입주해 있는 도쿄 지요다구 정부합동청사.
일본 문부과학성이 전후 처음으로 실시한 중학교 도덕 교과서 검정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그런데 일본의 좋은 점만을 강조하는 내용이 적지 않아, 학생들에게 특정 가치관을 강요할 우려가 있다고 <도쿄신문> 등이 보도했다.

‘교이쿠(교육)출판사’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일본인들의 대처를 다루면서 “참을 수 있는 정신은 일본인의 좋은 면”, “위기 중에도 법을 지키고 질서를 지키는 높은 품격이야말로 일본인의 훌륭한 국민성”이라고 적었다. ‘니혼교과서’는 소련군이 2차 대전 뒤 우즈베키스탄에 극장을 건설할 때 일본인 포로가 동원된 사례를 다루면서, 지금도 현지인들이 일본인에게 고마워한다고 적었다.

근현대사 연구자인 쓰지다 마사노리는 <도쿄신문>에 “‘일본은 대단해’라는 일본 칭찬 분위기가 교과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실패에서 배우는 것도 필요한데 좋은 점만을 찾는 데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이 스스로 애국심 점수를 매기게 하는 교과서도 있다. ‘고사이도 아카쓰키’ 출판사는 ‘절도, 절제’, ‘나라를 사랑하는 태도’ 등 정부가 학습지도요령으로 정한 22개 항목에 대해 학생들이 5단계로 스스로 평가하는 페이지를 두고 있다.

검정에서 문제를 지적당할 만큼 객관성을 잃은 서술을 한 곳도 있었다. ‘각코토쇼(학교도서)’ 출판사는 “우리 일본의 문화에는 상대에 대한 경의와 배려를 소중히 하는 전통이 있다. 이를 나타내기 위해서 다른 나라에는 없는 상세한 언어 사용이 있다”고 적었다. 문부과학성은 검정에서 지나치게 “단정적 서술”이라는 의견을 적었고, “다른 나라에는 없는”이라는 표현은 결국 삭제됐다.

애국심을 강조하는 무리한 서술이 들어간 배경에는 아베 신조 정부의 애국심 교육이 있다. 문부과학성은 학습지도요령에 ‘우리 나라의 전통과 문화의 존중’, ‘나라를 사랑하는 태도’ 등을 포함시켜, 교과서에 애국심을 강조하는 내용을 반드시 넣도록 했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 시기인 2007년 학교교육법을 개정해 의무교육 목표에 애국심 교육을 포함시켰다. 패전 이전까지 일본은 ‘수신’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극단적인 애국주의와 전체주의 교육을 했고, 종전 뒤 연합군최고사령부가 이 교육을 폐지시켰다. 이후 도덕은 정식 과목으로는 가르치지 않았다. 2012년말 다시 집권한 아베 총리는 올해부터 소학교, 내년부터는 도덕을 정식 과목으로 가르치도록 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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