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벚꽃놀이를 하는 시민들로 붐비는 도쿄 요요기공원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모습을 나타냈다. 사저 주변을 산책하다가 공원에 들른 아베 총리를 젊은 여성들이 둘러쌌다. 사진 촬영과 악수 요청에 웃는 모습으로 응한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사저에 들른 다니구치 도모히코 내각관방참여에게 “(내가) 젊은이들에게는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 말대로 아베 내각 지지율은 중장년층보다는 젊은층에게 높은 편이다. 하지만 모리토모학원 스캔들 관련 공문서 조작 사건으로 젊은층에서도 지지도 이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일 자사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유권자 111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내각 지지율이 42%로 지난달 초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지난해 중의원 선거 직전 조사 이후 처음으로 비지지율(50%)이 지지율을 앞섰다.
특히 18~39살의 지지율은 49%로 여전히 높았지만, 2월 조사와 비교하면 17%포인트 급락했다. 같은 기간 40~59살(-13%포인트), 60살 이상(-8%포인트)에 비해 하락 폭이 컸다. 젊은층을 18~29살로 좁혀 보면, 2월 지지율은 70%대였으나 이번에는 50%대가 무너졌다. 지난달 초 조사와 비교해 봐도 18~39살의 내각 지지율은 14%포인트 하락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60살 이상과는 대조를 보였다.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 형인 고타로는 배우다. 페이스북 갈무리
자민당 차기 총재로 누가 적합하느냐는 질문에는 고이즈미 신지로(37) 의원이 아베 총리를 밀어내고 1위(30%)를 차지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그는 아베 내각이 잇따른 사학법인 특혜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지난해 여름 도쿄도의회 선거 때도 당의 얼굴로 전면에 내세울 만큼 인기가 있다. 깔끔한 외모에 재치 있는 말솜씨, 그리고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총리를 직접 비판할 만큼 할 말을 하는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2일 발표된 <교도통신>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42%로 지난달 중순 조사보다 3.7%포인트 올랐다. 이에 대해서 원로 언론인 다하라 소이치로는 “국민의 관심이 외교 문제로 옮겨간 것 같다”고 말했고, 작가인 아사노 아쓰코는 “국민들이 지쳐서 포기하는 기분이 배경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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