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이 7일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아이노우라 주둔지에서 부대 발족식에 앞서 행진을 하고 있다. 아이노우라/로이터 연합뉴스
일본판 해병대인 ‘수륙기동단’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본격적인 운용을 시작했다.
일본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은 7일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아이노우라 주둔지에서 부대 발족식을 열고 섬 탈환을 가정한 첫 공개 훈련을 실시했다. 일본 자위대는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일본 헌법 때문에 상륙작전이 주목적인 공격형 부대인 해병대를 그동안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아베 신조 정부는 섬 탈환 작전 수행을 위해서 필요하다며, 지난달 27일 수륙기동단을 창설했다. 특히 중국 해양진출 때문에 난세이제도(일본 규슈와 대만 사이에 걸쳐 있는 섬들) 방어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베 정부는 침략전쟁을 주도했던 일본 육군의 과거 때문에 1954년 창립 이후 창설을 허용하지 않았던 육상자위대 총사령부 격인 ’육상총대’도 최근 만들었다.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이유로 자위대 전투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 대원들이 7일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아이노우라 주둔지에서 열린 섬 탈환 훈련 중 미 해병대와 함께 헬리콥터에서 내리고 있다. 아이노우라/로이터 연합뉴스
7일 훈련에는 수륙기동단 대원 약 220명과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20명이 참가했다. 먼저 헬리콥터에서 수륙기동단 대원과 미 해병대원이 내려서 상륙하고, 뒤에서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 선박과 비행기에서 지원 사격을 하며 작전이 시작됐다. 이어서 수륙양용차 ‘AAV7’ 10대가 사격을 하고, 수륙양용차에서 자위대원들이 소총을 들고 적진으로 돌진했다.
일본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의 수륙양용차가 7일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아이노우라 주둔지에서 벌인 섬 탈환 작전에서 전진하고 있다. 아이노우라/로이터 연합뉴스
수륙기동단의 모태가 된 육상자위대 서부방면 보통과 연대는 2005년부터 미 해병대와 함께 훈련을 하면서 작전 능력을 습득해왔으며, 수륙기동단은 앞으로 국내는 물론 미국 본토와 괌, 티니안섬에서도 미 해병대와 공동훈련을 할 예정이다. 수륙기동단의 지휘는 최근 창설된 육상총대가 하는데, 육상총대에는 ‘미일공동부’라는 미군과의 연락통로가 설치됐다. 수륙기동단 창설이 자위대와 미군의 일체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수륙기동단은 전체 2100명 규모이며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와 1대에 7억4000만엔 정도인 수륙양용차 ‘AAV7’을 주요 장비로 갖추고 있다. 앞으로 수륙기동단 대원 규모를 3000명 수준으로 늘리고 1개 연대는 오키나와에 배치할 계획도 있다. ‘AAV7’이 1970년대에 미군에 배치되기 시작한 비교적 오래된 기종임을 고려해서, 일본은 자체 개발을 염두에 두고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이다.
7일 발족식에는 애초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자위대 이라크 파견 일일보고(일보) 은폐 의혹 파문으로 부대신(차관)이 참석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발족식에 보낸 메시지에 “수륙기동단 창설로 처음으로 본격적인 수륙양용 작전 능력을 (자위대가) 보유하게 되었다. 단결해서 어려움에 맞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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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 대원들이 7일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아이노우라주둔지에서 섬 탈환 작전에서 수륙양용차 앞에서 무기를 들고 달리고 있다. 아이노우라/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 대원들이 7일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아이노우라주둔지에서 섬 탈환 작전에서 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아이노우라/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