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납북자 문제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기할 것”

아베 총리 요구에 화답 형식
미-일 무역 압박 의사도 밝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팜비치/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중시하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다루겠다고 말했다. 반면 무역과 관련해서는 일본을 압박할 생각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17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단독 정상회담과 소수 인사만을 대동한 소인수 회담을 차례로 열었다.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아베 총리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핵·미사일 포기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싶다”며 “일본에 있어서 중요한 납치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관계는 매우 강하며 북한에 대해서 의견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소인수 회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 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 회담 머리발언에서 아베 총리는 “둘이서 북한 문제, 경제에 대해서 상당히 깊은 얘기를 하는 것이 가능했다. 매우 중요한 점에서 인식이 일치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납치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일본을 위해 최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심사인 대일 무역적자 개선을 위해 아베 총리를 압박하겠다는 뜻도 숨기지 않았다. “일본은 미국에서 많은 방위장비를 구입하고, 미국은 일본에서 많은 자동차를 사고 있다. 그러나 무역에 대해서 더 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베 총리도 이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미국이 미-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요구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달 국회에서 미-일 자유무역협정 교섭은 “절대 거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18일 함께 골프를 친 뒤 점심을 먹으면서 무역 문제 등을 논의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회담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