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정원장(왼쪽)이 29일 오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를 만나 환담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마친 뒤 ‘판문점 선언’에 한반도 비핵화가 명기된 점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마친 직후 29일 오전 11시께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단과 만나 “발표된 (판문점) 공동선언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명기된 점을 평가했다. 북한을 둘러싼 문제는 한-일, 미-일, 한-미-일이 상세하게 협의해가자는 방침을 정해서 실행해왔다. 남북 정상회담도 우리가 방침을 정해온 선에 따라서 열렸다는 것을 서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구체적으로 북한이 행동을 취하도록 우리가 노력해가자는데 (문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했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한-일이 연계해 가겠다.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파괴무기 그리고 여러 (사정거리) 탄도 미사일 폐기를 향해 일본도 (국제사회와) 연계해가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이 (일본인) 납치 문제와 북-일 관계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나의 생각을 전했다고 말했다. 상세한 이야기는 피하겠지만, 내가 요청한 사항에 대해서 착실하게 제의·제안해준 문 대통령의 성의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문 대통령이 다음달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선에 맞춰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유의미한 회담을 갖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오전 11시10분께부터 일본을 방문한 서훈 국정원장과 만났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담의 머리 발언에서 “역사적 남북 정상회담 이후 이뤄진 서 원장의 일본 방문에 감사한다. 문 대통령의 많은 노력으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끝났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문 대통령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해 남북 정상회담 때 언급한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아베 총리가 남북 정상회담을 높이 평가해준 데 감사한다. 이번 회담의 가장 핵심적인 성과는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확인하고, (그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문서에 서명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이제부터 국제사회와 한-미-일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와 서 원장의 면담은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면담을 마치고 난 뒤 서 원장은 “아베 총리와 아주 유익한 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엊그제 남북 정상회담 내용을 소상히 설명했고 향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많은 토의를 했다.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만큼 이제는 국제사회가 협력해 비핵화를 실천 단계로 옮겨가는 것이 큰 숙제라는 점과 이 문제를 해결해가는 유일한 방법은 평화적인 해결이라는 점에서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