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취소 판단 지지”에서 급변
실현 가능성 높아지자 발언 내용 계속 바꿔
“일-미 인식 완전히 일치…트럼프와 전화 원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교도 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양국 접촉이 진행되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번에는 “북-미 정상회담 실현을 강하게 기대한다”는 발언을 내놨다. 그의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 실현 전망에 따라 계속 출렁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2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향해 가고 있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고, 북-미 간에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은 핵·미사일, 무엇보다 중요한 납치(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진전시키기 위한 기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는 회담이 되도록, 북-미 정상회담 실현을 강하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가 나온 직후인 25일(현지시각) 오전 방문지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단 몇 시간 만에 ‘취소를 취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날 오후에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는 필수 불가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오후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북-미 접촉이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북한의 경제적 번영’을 거듭 강조하자, 28일에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긍정적으로 바꾼 것이다.
아베 총리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이제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고 이에 바탕해 일본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연계해 가고 있으며, 일-미의 인식과 방침은 완전히 일치해 있다. 가까운 시기에 가능한 한 빨리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회담하고 싶다. 우리 나라는 계속해서 북한에서 문제 해결을 향한 구체적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일-미 그리고 일-미-한과 협력하고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착실히 연계해 가겠다”고 말했다.
북한 생화학무기와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 문제까지 북-미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도 반복했다. 지난주 북한이 실시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번 폭파가 모든 대량파괴무기와 여러 사정거리의 탄도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를 향한 구체적 행동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하며 계속해서 동향을 주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다음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전인 6~7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8일 이에 대해 “일일이 답하는 것은 피하겠다”며 “주요 7개국 정상회의 기회를 포함해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냉전해체 프로젝트 ‘이구동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