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와 부인인 아키에가 손을 흔들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밤(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7번째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에 도착했다. 고노 다로 외상도 2주 만에 다시 워싱턴을 찾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났다. 코앞에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다.
아베 총리는 워싱턴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총리 관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역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 핵·미사일 문제뿐 아니라 무엇보다 중요한 납치 문제가 진전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확실히 의견 조정을 해 회담이 성공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4월17일에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했다.
고노 외상도 6일 워싱턴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25분간 회담했다. 일본 외무성은 “두 장관이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CVID)으로 모든 대량파괴무기와 여러 사정거리의 탄도미사일을 폐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고, 납치(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다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노 외상은 지난달 23일에도 남미 방문 일정을 급히 축소하고 워싱턴으로 날아가 폼페이오 장관을 만났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더 이상 최대한의 압력”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다”고 한 것을 의식했는지, 이번 회담 결과를 전하는 일본 정부의 발표문에는 ‘압력’이라는 말이 사라졌다. 고노 외상은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최대한의 압력을 가할 필요가 없도록 대응해 줬으면 좋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미-일 외교장관 회담 및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고노 다로(왼쪽) 일본 외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회담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7일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데 이어 8~9일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그는 여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시키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G7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하고, 일본인 납치 문제도 즉시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넣자고 요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아베 총리가 대북 강경책을 고집하다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도쿄신문>은 대북 협상에서 배제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아베 총리의 외교 방향과 일치하는 인물이었다며 “아베 외교는 사다리가 없어진 상황”에 놓였다고 비꼬았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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