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14일 저녁 전화통화를 통해 “주한미군은 동아시아 안전보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감축을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장기적으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해 민간함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13일에도 “한-미 군사훈련과 주한미군은 동아시아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관련 발언에 대해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14일 전화 회담 뒤 기자단에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대해서 매티스 국방장관은 “주한미군 철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매티스 국방장관과 30여분간 한 통화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엔에치케이>(NHK) 방송은 익명의 방위성 관계자 말을 인용해서 매티스 장관이 8월 예정되어 있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을 중지하는 방향으로 한국과 조정 중이라고 오노데라 방위상에게 전화 회담 때 말했다고 15일 전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매티스 장관과 한-미 군사훈련 중지 여부와는 별도로 미-일 군사훈련은 계속 실시하자고 했고, 두 장관은 이 점에 대해서는 일치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매티스 장관에게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여러 사정거리 탄도미사일 폐기를 향해 일-미가 긴밀히 연계해서 계속해서 유엔 안보리 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일본이 북-미 정상회담 전부터 지속적으로 미국에 요구해온 북한 생화학무기와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를 북-미 정상회담 뒤에도 다시 꺼낸 것이다.
일본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이 유독 민감한 이유는 그것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는 한반도에서 미군의 억지력이 없어지면 지금까지 북위 38도선에 있던 방위선이 남하해서 일본이 대중국 최전선에 설 수 있다는 경계감이 있다”고 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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