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6.1 강진이 발생한 일본 오사카에서 18일 주민들이 지진으로 희생된 9살 소녀를 추모하고 있다. 숨진 소녀는 오사카부 다카쓰키시 소학교 수영장 옆 담장이 무너질 때 깔려서 목숨을 잃었다. 오사카/지지 연합뉴스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를 강타한 지진이 거대 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18일 규모 6.1의 강진이 발생한 뒤 19일까지 최소 26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5명이 숨지고 376명이 다쳤다. 2016년 4월 구마모토 지진 때는 규모 6.5 지진 발생 이틀 뒤 규모 7.3 본진이 발생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일본 기상청은 적어도 일주일은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지진이 일본 정부가 앞으로 30년 이내에 일어날 확률이 70~80%에 달한다고 예상하는 ‘난카이 트로프(해저 협곡) 대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은 일본 중부와 남부 부근 태평양 해저 협곡을 진원으로 발생하는 거대 지진으로 100~150년 주기로 발생한다. 가장 최근의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은 1946년에 남부 와카야마현 부근 바다에서 규모 8.0으로 발생해 1330명이 희생된 ‘쇼와 난카이 지진’이었다. 일본 내각부는 이런 대지진이 재발한다면 사망자가 최악의 경우 동일본대지진의 14배가 넘는 32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오사카 지진과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이 직접 관련은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일본 지진학회 회장인 야마오카 고 나고야대 교수는 오사카 지진의 진원과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 진원 예상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들어서 “오사카 지진이 거대 지진을 유발할 가능성은 없다”고 <엔에이치케이>(NHK)에 말했다.
18일 규모 6.1 지진이 발생한 일본 오사카에서 시민들이 지하철과 전철이 운행을 하지 않자 걸어서 퇴근하고 있다. 오사카 지하철은 이날 밤에야 운행을 재개했다.오사카/교도 연합뉴스
하지만 1946년 쇼와 난카이 지진 발생 이전인 1925·1927·1943년에 오사카 지진과 같은 형태인 내륙 직하형 지진이 잇따라 일어난 사례가 있다는 점을 불안 요소로 드는 견해도 있다. 후루무라 다카시 도쿄대 교수는 “이번 지진과의 관계는 불분명하지만,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 같은 해구(심해저의 푹 꺼진 지형)형 지진 전에는 내륙 지진이 활발히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에 말했다.
오사카 지진의 진원 부근은 활단층 3군데가 있는 활단층 밀집지지라는 점도 우려 요소다. 이중 유명한 활단층은 ‘아리마-다카쓰키 단층대’인데, 이 단층대에서는 1596년 규모 7.5의 지진이 일어났다.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는 아리마-다카쓰키 단층대에서 앞으로 30년 이내에 규모 7.5 이상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높아야 0.03%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사카 지진이 주변 지역 활단층들을 자극해 더 큰 지진을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또 규모 7.5 이상으로 한정했을 때의 확률이 낮을 뿐이다. 규모 6 수준 지진이 오래전에 일어났어도 땅에 흔적은 남지 않는다. 이미 발견된 활단층과 관련이 없더라도 오사카 부근에서 규모 6 수준의 지진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오사카 지진의 규모는 6.1로 고베대지진(규모 7.2), 동일본 대지진(9.0)에 비하면 작지만, 한국 지진 관측 사상 최대였던 2016년 경주 지진(5.8)보다는 강했다. 일본 기상청은 “전국 어디에서든지 규모 6.1 정도의 지진은 발생할 있다”고 경고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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