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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3일간 3달치 비 쏟아졌다…최소 137명 사망·실종

등록 2018-07-08 18:09수정 2018-07-09 16:38

[폭우에 잠긴 ‘일본 방재신화’]
79명 숨지고 최소 58명 행방불명
한때 9개 광역단체 289만명 대피령
장마전선 정체에 태풍 겹쳐 ‘물폭탄’
경찰·소방 등 5만4천명 구조 동원
일본 남서부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 주민들이 7일 폭우로 물에 잠긴 주택 지붕 위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4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72시간 동안 고치현 우마지촌에 1203.5㎜, 기후현 구조시에 868㎜의 비가 쏟아지는 등 일본열도에서 역대 호우 기록을 경신한 지역이 속출했다. 고치현 우마지촌에 사흘간 내린 비는 연평균 강수량(도쿄 기준)의 80%에 해당한다. 오카야마/교도 연합뉴스
일본 남서부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 주민들이 7일 폭우로 물에 잠긴 주택 지붕 위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4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72시간 동안 고치현 우마지촌에 1203.5㎜, 기후현 구조시에 868㎜의 비가 쏟아지는 등 일본열도에서 역대 호우 기록을 경신한 지역이 속출했다. 고치현 우마지촌에 사흘간 내린 비는 연평균 강수량(도쿄 기준)의 80%에 해당한다. 오카야마/교도 연합뉴스
“갑자기 ‘쿵’ 소리가 들렸다. 집이 무너진 곳에서 도움을 청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주위가 칠흑같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일본을 덮친 기록적 폭우가 절정에 달한 7일 에히메현 마쓰야마시의 외딴섬 누와에서 0시50분께 산사태가 발생했다. 30대 엄마와 초등학생 자매가 사는 집이 휩쓸렸다. 자위대원들을 포함해 70여명이 구조에 나섰지만 모녀들은 12시간 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마쓰야마시가 주민들에게 피난 권고를 내린 것은 산사태 발생 20분 뒤였다고 <아사히신문>은 8일 주민들 입을 빌려 전했다. 자연재해 대비가 충실한 것으로 유명한 ‘방재 대국’ 일본도 전례를 찾기 힘든 기록적인 큰비에 취약점을 노출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닷새째 이어진 큰비로 8일 오후 8시 현재 79명이 숨지고 최소 58명이 행방불명 상태라고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7일 한때 ‘폭우 특별경보’를 최서단 나가사키현에서 중부 기후현에 이르는 서남부 9개 광역자치단체에 내렸다. 폭우 특별경보 제도가 도입된 2013년 이후 최다 발령이다. 최근 일본에서 기록된 가장 큰 수해는 2011년 와카야마현 기이반도를 덮친 태풍 탈라스로 83명이 숨진 것이다. 이번 피해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자위대와 경찰, 소방대원 등 5만4000여명이 구조와 피해 복구에 나섰다.

*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비는 4일부터 쏟아졌다. 서남부 일부 지역에선 예년이라면 7월 한 달에 걸쳐 내릴 비의 1.5~3배가 사흘간 집중됐다. 4일부터 7일 오후 3시까지 72시간 강수량은 고치현 우마지촌 1203.5㎜, 교토부 교토시 사쿄구 453.5㎜로 관측 사상 최고치다. 기후현 구조시는 8일까지 1058㎜ 넘는 비가 쏟아졌다. 우마지촌에 사흘간 쏟아진 비의 양은 연평균 강수량(도쿄 기준)의 80%에 이른다. 피난 지시 대상은 8일 오후 현재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가운데 3분의 1인 15개 부·현에서 130만가구, 289만명에 이른다. 3만가구 이상에서 전기가 끊겼다.

일본 언론은 폭우가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쏟아진 것을 피해가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일본에서 집중호우는 국지적으로 짧은 기간에 쏟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처럼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며칠간 지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일본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장기간 머물러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고 분석했다. 일본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의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장마전선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양쪽에서 눌렀다. 일본열도를 막 지나간 7호 태풍 쁘라삐룬이 몰고온 습한 공기가 피해를 키웠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화보] 일본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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