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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연임 날릴라’ 물난리 술자리 파문에 바짝 엎드린 아베

등록 2018-07-10 17:49수정 2018-07-10 21:17

유럽·중동 순방 전면 취소, 수해 현장 방문
국내 사정 이유로 순방 일정 전면 취소 이례적
스캔들 딛고 회복중인 지지율에 타격 우려
일본 서부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 마비초에서 한 남성이 폭우로 손상된 도로 옆에서 삽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구라시키/AFP 연합뉴스
일본 서부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 마비초에서 한 남성이 폭우로 손상된 도로 옆에서 삽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구라시키/AFP 연합뉴스
2001년 2월10일,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는 휴가 중 요코하마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그날 하와이에서 에히메현 수산고교생들이 탄 실습선이 수면으로 떠오르던 미군 핵잠수함과 충돌해 뒤집히는 바람에 9명이 숨졌다. 모리 총리는 보고를 받고도 1시간30분 더 골프를 쳤다.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고, 그는 두 달 뒤인 4월에 사퇴했다. 사퇴 직전 모리 내각 지지율은 역대 최저인 7%였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 부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5일 자민당 의원들 간담회 사진.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 부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5일 자민당 의원들 간담회 사진.
긴 ‘사학 스캔들’ 국면을 지나 최근 지지율 회복으로 한숨을 돌린 아베 신조 총리가 서일본을 휩쓴 폭우에 술자리를 벌이는 등 나태한 위기 대응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아베 총리는 폭우 피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5일 밤 주요 각료들 및 자민당의 젊은 의원들과 함께하는 술자리에 참석했다. 9월 자민당 총재 3선을 앞두고 표 단속을 겸해 만든 자리였지만, 큰 비판이 일며 역효과를 걱정하는 상황에 몰렸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9일 내각 지지율이 44%로 넉달 만에 비지지율(39%)을 앞섰다고 전했지만, “재난 대응에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되면 여론은 금세 싸늘해질 수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챈 아베 총리는 11~18일로 예정됐던 유럽·중동 순방을 전면 취소했다. 2013년 알제리 일본인 억류·사망 사건과 지난해 규슈 폭우 때 해외 순방을 축소한 적은 있지만, 일정을 모두 취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아베 정부는 10일 피해 지역 식품 공급, 임시 화장실과 에어컨 설치 비용 등으로 20억엔(약 2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11일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오카야마현을 방문할 예정이다.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10일 오후 현재 148명, 행방불명자는 59명으로 집계됐다. 1982년 나가사키현 폭우로 300명 넘게 희생된 이후 최악의 피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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