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맥주 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맥주류 출하량이 6년 연속 사상 최저치를 갱신했다.
아사히맥주 등 주요 맥주 업체 5곳은 올해 1~6월 일본 내 맥주류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한 1억8337만상자(1상자는 633㎖ 20개)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맥주류는 맥주와 발포주(맥아 비율이 일반 맥주보다 떨어지는 술), ‘제3의 맥주’(맥아 이외의 원료를 사용한 발포성 술로, 통상적으로 맥주로 인식되지는 않음)를 통칭하는 말이다. 상반기 맥주류 출하량은 1992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맥주류 중에서 맥주 출하량이 6.3% 감소했고, 발포주도 8.4% 줄었다. 350㎖ 캔 1개를 싸게는 100엔(약 10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제3의 맥주’만 유일하게 1.9% 증가했다.
근본 원인은 고령화에 따른 소비 감소다. 일본 국세청이 지난 3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1인당 맥주 소비는 1992년 연간 101.8ℓ로 정점을 찍은 뒤 성인 인구 감소와 함께 줄어들어 2016년에 81.6ℓ까지 떨어졌다. 젊은층이 단 맛이 나거나 알코올 도수가 낮은 추하이나 하이볼을 선호하는 점도 맥주 소비 감소의 배경이다. 지난해 주세법 개정으로 맥주와 발포주 염가 판매를 단속하는 것도 일조했다.
과거 일본에서는 ‘토리아에즈 비루’(일단 맥주부터 마시자)라는 말이 유행했다. 그러나 최근 젊은이들은 술자리에서 처음부터 추하이나 하이볼을 마시는 경향이 있어, 시대를 풍미했던 이 표현도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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