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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고이즈미-오자와 30여년 만의 화해 이유는

등록 2018-07-16 16:38수정 2018-07-16 21:14

탈원전 공통분모 아래 ‘반 아베’ 깃발 든 모양
고이즈미 “정계에서 적과 우리 편은 바뀌는 법”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정계에서는 적과 우리 편이 자주 바뀌니 놀라지 마시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15일 오랜 정적인 오자와 이치로 자유당 대표가 운영하는 도쿄 정치학교에서 탈원전을 주제로 강연했다. 76살 동갑인 두 정치 거물은 오자와 대표가 자민당 간사장, 고이즈미 전 총리가 전국조직위원장이던 1989년부터 대립해왔다. 그러나 30여년 만에 화해해 탈원전을 공통분모로 ‘반 아베’ 깃발을 든 것이다.

오자와 대표는 자민당 시절 보수 본류로 불린 ‘게이세이카이’(현 다케시타파)의 중심적 존재였다. 반면 고이즈미는 비주류로 분류되는 ‘아베파’(아베 신조 현 총리의 아버지 아베 신타로가 파벌 대표·현 호소다파) 소속으로 게이세이카이의 지배에 반발했다.

이후 오자와 대표는 1993년 자민당을 탈당해 ‘55년 체제’라 불리는 자민당의 장기 집권 체제를 허물었다. 자민당에 남은 고이즈미 전 총리와의 대립은 계속됐다. 2006년에는 당시 총리 고이즈미와 야당인 민주당 대표 오자와가 국회 당대표 토론에서 맞붙기도 했다.

오자와 이치로 자유당 대표.
오자와 이치로 자유당 대표.
하지만 둘은 최근 의기투합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론자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탈핵 선언 이후 고이즈미 전 총리는 원전 가동을 고집하는 아베 신조 총리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지난 4월에는 아베 총리가 연루된 사학법인 스캔들을 비판하며 “신뢰가 사라졌다. (자민당 총재) 3회 연임은 힘들 것”이라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오자와 대표는 ‘아베 타도’를 통한 세번째 정권 교체에 남은 정치적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그가 이끄는 자유당은 소속 의원이 6명뿐이지만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그는 1993년 자민당의 장기 독재를 깨뜨리고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가 이끄는 비자민 연립정권을 탄생시켰고, 2009년 8월 중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둬 민주당 정권 출범을 이끌어냈다. 스스로는 총리가 되지 못했지만 막후 실력자로 총리를 능가하는 권력을 휘둘러왔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이번 강연에서 “총리가 원전 제로로 방향을 잡으면 여당과 야당이 함께 실현할 수 있다”며 아베 총리를 비판했다. 오자와 대표도 “나도 야당도 원전 제로를 최대 정책 목표로 내걸고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아베 정권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주요 선거는 내년에 치르는 참의원 선거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강연 뒤 “후보를 단일화하고 ‘원전 제로’를 호소한다면 야당이 반드시 이긴다”고 말했다. 오자와 대표도 16일 “야당 결집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고이즈미 전 총리는 “더 이상 선거 운동엔 관여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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